프랑스가 배출한 축구 영웅 지네딘 지단이 공식적으로 독일 월드컵 이후에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단은 프랑스 26일(현지시간) TV 〈카날 플뤼스〉를 통해 "2006년 독일 월드컵은 내 마지막 목표다. 나는 (월드컵 외의) 다른 생각을 하지 않겠다"고 자신의 마지막 무대가 될 독일 월드컵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지단은 "최근 2년 동안 프랑스 축구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전성기와 같이) 내가 좋은 플레이를 하는 것이 점점 더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또 다른 프랑스 축구의 좌절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1998년 월드컵과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프랑스를 우승으로 견인한 지단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아트사커 사령관' 지단이 빠진 프랑스는 조별 예선에서 힘을 쓰지 못한 채 결국 16강 진출 실패의 아픔을 맛봤다.
지단은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직후 은퇴를 선언했지만 1년 뒤, 프랑스가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위기에 빠지자 대표팀에 다시 복귀했다. 도메네쉬 감독과 프랑스 대표팀 미드필더 비에이라의 요청도 있었지만 지단에 대해 강한 신뢰감을 보였던 프랑스 축구 팬들의 성원 때문. 지단은 "꿈에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이 나의 대표팀 복귀를 종용했다"는 말을 하며 그라운드로 돌아와 프랑스의 월드컵 본선행을 이끌었다.
알제리 출신의 부모를 둔 지단을 포함해 역대 프랑스 축구의 영웅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프랑스 혈통이 아니었다. 레이몽 코파는 폴란드 이민 광부의 2세였고,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 13골로 득점왕에 오른 쥐스 퐁텐느도 모로코 출신. 80년대 '프랑스식 예술축구'를 창시한 미셸 플라티니도 이탈리아 이민 2세였다. 프랑스 축구는 '이민 세대들이 빚은 조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프랑스는 오는 6월 19일 한국과 라이프치히에서 조별 예선 경기를 치른다. '4년 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독일 월드컵에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지단의 프랑스를 맞아 태극전사들이 '4년 전의 성공신화'를 다시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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