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이란 원유수출 중단시, 비축유 방출 가능"

이란ㆍ베네수엘라 대통령 '석유 가격 더 오른다'

연일 국제 유가가 최고가를 갱신하며 새로운 '오일 쇼크'의 공포가 전세계에 불고 있다. 이란 핵문제가 장기간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이란에 대해 핵공격 등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음을 내비치면서 세계 경제는 이란발 '오일 쇼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19일 세계에서 네번째로 큰 석유수출국인 이란과 다섯번째인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이 입을 모아 석유 가격이 향후 더 오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이같은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만일 이란이 원유수출은 중단한다면 비축유를 장기 방출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

***IEA "유가안정 위해 비축유 방출은 없다"**

클로드 만딜 IEA 사무총장은 19일 〈로이터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란이 원유 공급을 중단할 경우 (IEA) 회원국에게 비축유 방출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딜 총장은 그러나 "공급 중단에 대한 우려 때문에 당분간 고유가가 지속되겠지만 아직 공급 중단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축유를 방출할 필요는 없다"며 현재의 유가 상승 흐름을 중단시키고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비축유를 방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하루 270만 배럴 상당의 원유를 공급하는 이란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직 모르지만 우리는 (이란의 원유 공급이 중단될 경우) 이란이 수년간 공급할 수 있는 40억 배럴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IEA는 미국의 석유시설을 강타한 허리케인 여파로 '오일 쇼크' 우려가 높아지자 26개 회원국에 비축유 방출을 요청한 바 있다.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위기가 날로 고조되면서 세계 4대 산유국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에서 두번째로 큰 산유국인 이란의 석유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데에다 미국의 가솔린 재고량이 감소하는 등의 요인으로 국제 유가는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시장 원유가격은 19일 한 때 배럴당 72.4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런던 석유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이날 배럴당 74.00달러까지 폭등했다.

***주요 산유국 대통령들 "저유가 시대는 끝났다" 입모아**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날 "국제유가가 아직 실제가에 못미쳤다"고 주장했다. 이란 관영 테헤란 라디오는 이같이 보도하며 대통령이 유가가 향후 더 오를 것임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석유제품들은 산유국들이 부과하는 가격보다 수십 배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선진국들이 고유가로 가장 많은 혜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석유는 산유국들의 주된 자산"이라며 "석유는 개발도상국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명분으로 실제로는 선진국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도록 하는 저가로 판매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OPEC 회원국을 비롯한 산유국들이 제3세계 국가들의 고유가로 인한 압박감을 경감하기 위한 기금 조성을 촉구했다.

최근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도 이날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볼리비아ㆍ파라과이ㆍ우루과이 3개국 정상회담 자리에서 저유가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저유가 시대는 끝이 났다"며 "대규모 매장량은 고갈되고 있는 반면 시장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어 유가가가 앞으로도 계속 상승세를 유지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