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이클 윈터버텀 |
출연 팀 로빈스, 사만다 모튼
수입 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배급 프리비전 엔터테인먼트
등급 18세 관람가 |
시간 98분 | 2004년 마이클 윈터버텀 감독은 요즘 부쩍 세상사의 문제에 촉수를 바짝 세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3월 베를린영화제에서는 <콴타나모로 가는 길>로 은곰상을 수상했다. <콴타나모로 가는 길>은 억울하게 테러 용의자로 몰려 쿠바 남동부에 위치한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됐다가 풀려난 파키스탄계 영국인 3인의 실화를 그린 내용이다. 2002년에는 파키스탄 난민 캠프 출신 소년이 영국으로 밀입국하는 여정을 다룬 <인 디스 월드>로 베를린영화제에서 금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일련의 작업으로 마이클 윈터바텀은 이제 유럽에서 거장 소리를 듣는다. 국내에 소개되는 <코드 46>은 그의 새영화같지만 사실은 3년전에 완성한 작품. 국내에 뒤늦게 소개되고 있지만 작품속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바로 지금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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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46 Code 46 ⓒ프레시안무비 |
시대적 배경은 가까운 미래. 엄격한 통제 시스템 하에서 살고 있는 인간들은 도시와 사막으로 나뉘어 살아가고 있다. 통합된 신분증이 없는 사람들은 비참한 사막에 살 수 밖에 없고 도시의 사람들은 모든 것을 통제받으며 사는 살풍경한 미래 사회. 체외 수정을 통한 종족 번식으로 우성 유전자를 가진 인간들을 생산해내는데 집중하는 이 사회에서는 사랑도 엄격한 시스템으로 관리된다. 특히 '코드 46'은 유전자가 25% 이상 일치하는 사람끼리는 관계도, 사랑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보험회사의 조사원 윌리엄 겔드(팀 로빈스)는 어느날 위조 신분증이 돌아다닌다는 상하이로 출장을 간다.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바이러스 덕분에 거짓말을 금방 알아낼 수 있는 그는 신분증을 만들어내는 공장에서 일하는 마리아 곤잘레스(사만다 모튼)를 용의선상에 올린다. 그러나 그녀를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져버린 윌리엄은 그녀가 범인이라고 밝히지 못하고 그녀와 하룻밤을 보낸다. 상하이 출장에서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 상하이로 돌아간 윌리엄은 마리아가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된다. 마리아를 찾아나선 윌리엄은 그녀가 어머니의 복제인간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코드 46>이 그리고 있는 미래 사회에서는 유전자가 25% 이상 일치하는 경우에는 섹스는 금지되고, 혹시 모르고 한 섹스를 통해 아이가 생겼을 경우 낙태 시술을 강제하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코드 46'은 인간복제가 미래의 현실이 된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막기 위한 방지 장치인 셈. 그러나 '코드 46'도 남녀 사이에 생겨나는 화학작용까지 통제할 수는 없다. 사후 약방문 격으로 처리할 수 있을 뿐이다. 마이클 윈터버텀 감독은 '코드 46'이라는 상징적인 법안이 실시되는 우울한 미래사회의 풍경을 그려냄으로써 급속하게 발전하는 유전자 복제 등 생명 공학을 비롯한 기술력의 발전이 불러올지도 모를 위험성을 경고한다. 이처럼 <코드 46>은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주장한다. 이 영화는 조지 오웰의 어두운 미래에 대한 탁월한 비전이 담긴 소설 <1984>가 이미 반 세기 전에 예측했듯이 어떤 강력한 중앙 통제 시스템도 인간들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까지는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하지만 동시에 거대한 통제 시스템 하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통제에 저항하는 순간 그의 운명은 비극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는 디스토피아적 비전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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