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김종철 "난지도 골프장, 공원화해야"

"서울시 신청사 지을 예산으로 가족공원 만들자"

민주노동당 김종철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시 신청사 건설 계획을 취소하고 그 예산을 난지도 골프장을 가족공원으로 전환하는 데 쓸 것을 주장했다. 10일 김 후보는 이같은 주장을 담은 공개서한을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보냈다.

이 서한에서 김 후보는 "11만 평에 달하는 난지도 노을공원을 하루 240명의 이용객들을 위해 골프장으로 사용하는 것은 안 된다"며 "난지도 골프장을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2200억 원 들여 신청사 건설 예정**

최근 서울시는 2009년 완공을 목표로 새로운 청사를 건립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는 4월 안에 시공업체를 선정하고 5월에 공사를 시작하게 된다. 서울시는 이 공사에 총 2200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김 후보는 "곧 임기가 끝나는 이명박 시장께서 테이프 컷팅만 하고 떠나면, 실제로 신청사 건립은 차기 서울시장의 몫이 된다"며 "아직 공사가 시작되지 않은 지금 신청사 건립 계획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 신청사 공사에 책정된 예산의 일부를 난지도 골프장을 공원화하는 재원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난지도 골프장 운영을 둘러싼 갈등, 신청사 건설 예산으로 해결하자**

2004년 6월에 완공된 난지도 골프장은 건설 당시부터 다양한 논란에 휘말려 왔다. 2001년 서울시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하 공단)은 서울시가 무상으로 부지를 제공하되, 공사비 146억 원은 공단이 전액 부담하는 방식으로 난지도에 골프장을 지은 뒤 공단이 20년 이내의 기간 동안 골프장을 맡아 운영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골프장 공사가 끝날 무렵 서울시와 공단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발단은 골프장 이용료였다. 1만5천 원으로 정하자는 서울시와, 투자비를 회수하려면 최소 3만3천 원은 돼야 한다는 공단의 주장이 맞선 것이다. 갈등이 확대되자 서울시는 조례를 바꿔 아예 요금을 1만5천 원으로 못박았다.

한발 더 나아가 서울시는 골프장 운영권을 서울시가 갖고 3년마다 공단과 위탁 계약을 맺도록 하는 내용도 조례에 포함시켰다.

이렇게 되자 공단 측이 반발하고 나섰고, 결국 서울시와 공단의 법정 싸움으로 번졌다. 현재 2심까지 진행된 법정 공방에서 법원은 두 차례 모두 공단의 손을 들어 주었다.

10일 김 후보가 주장한 것은 신청사 건설 예산의 일부를 공단 측의 투자비를 상환하는 데 사용하자는 방안이다. 그렇게 해서 골프장 운영권을 정당하게 확보한 뒤 그 자리에 공원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한편 2000년 8월과 2004년 8월에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는 각각 82%와 87%의 응답자가 난지도 골프장에 가족공원이 들어서는 것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