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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BIS 비율, '실수'냐 '조작'이냐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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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BIS 비율, '실수'냐 '조작'이냐가 관건

감사원 "금감원 국장급이 6.16%로 답변하도록 했다"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과 관련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저평가된 것으로 결론이 모아지고 있다. '헐값 매각'의 첫 단서인 'BIS 비율 6.16% 전망 팩스문건'이 실무자의 단순 실수인지, 외부 압력에 의한 조작인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감사원에 따르면 외환은행 매각 당시 행장이었던 이강원 전 행장은 "BIS 비율이 좀 과장된 것 같다"며 당시 BIS 전망 자료의 오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BIS 비율 잘못 평가' 대세…이강원 행장 "과장된 것 같다"**

당시 법률상 은행을 인수할 수 없었던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BIS 비율이 8% 이하로 평가돼 외환은행이 '부실은행'으로 분류됐어야 했다. 당시 외환은행 측 매각 TF팀은 BIS 비율 전망을 6.16%로 내놨으나 기타 자료에서는 10%까지 전망되는 등 큰 차이를 보여 '조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 전 행장은 그러나 조작 지시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직원으로부터 '허위보고 압력이 있었다'는 진술이 나와 외압에 따른 조작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하복동 제1사무차장은 "금감원 이모 수석검사역이 외환은행으로부터 의문의 팩스를 받은 뒤 당시 2003년 말 BIS 비율 전망이 9.14%라는 자료를 갖고 있었으면서도 국장선의 얘기를 듣고 금감위에 6.16%로 답변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하 사무차장은 "이를 두고 조작의 증거라고 단정할 순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당시 외환은행의 매각 기준인 BIS 비율 8%를 사이에 두고 어떤 평가를 선택하느냐가 외환은행의 기로에 중요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론스타에 매각하는 데 불리한 자료가 묵살당했다는 충분한 정황증거로 볼 수 있다.

***검찰, 감사원 조사와 동시에 수사 착수…"조기에 신병 확보 다행"**

게다가 외환은행의 매각 TF팀장이었던 전용준 씨가 매각자문 컨설팅사 대표 박순풍 씨로부터 '의심스러운 자금'을 받은 혐의가 포착되면서 조직적인 BIS 비율 조작 가능성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검찰은 이 자금이 매각 당시 모종의 협조에 대한 대가인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자문컨설팅을 맡았던 박 씨가 받은 자문료 12억 원 중 6억 원이 1200만 원씩 50여 개 계좌에 분산된 점도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박 씨는 "절세를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검찰은 '검은 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계좌추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밖에 2003년 7월15일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대책회의'에서 나온 당국자의 '도장값' 발언도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금감원, 재경부 등 정부 차원에서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거 유전 개발이나 행담도 개발 의혹 사건 등은 감사원이 조사결과를 발표한 뒤 검찰이 고발 내용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강제 수사권'이 없는 감사원이 먼저 조사를 하는 바람에 주요 관련자인 허문석 씨가 해외로 도피해버리는 등 효과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이번 수사는 검찰도 동시에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수사 기간의 단축은 물론 '뜻밖의' 성과를 내게 될 가능성이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 씨와 박 씨 등 주요 사건 관계자들을 조기에 신병을 확보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검찰 관계자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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