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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경제가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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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제는 경제가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

<'대망' 의 김종학PD 인터뷰> 작품모델은 모 재벌

광주민주화운동을 최초로 극화한 드라마 <모래시계>의 성공으로 '모래시계 세대'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화제를 몰고 왔던 김종학 PD가 오랜 침묵을 깨고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그것도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의 영원한 파트너인 송지나 작가와 함께. 게다가 장르도 그가 처음 시도하는 시대사극이다.

세간의 관심을 끌만한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하겠다.

<사진 1>

김종학 PD는 시사회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망>을 "오락물로 봐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주말 4회까지 전개된 스토리를 보면 단순한 오락물로 볼 수 없어 보인다. 냉혹한 샤일록적 장사꾼의 상술과 정경유착, 게다가 무협적 요소까지 합한 경제사극 <대망>은 첫회 방영분부터 시청률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시청자들의 비상한 관심하에 빠른 스피드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은 <대망> 안에 담겨져 있는 무협활극적 오락성보다는 그 기저에 깔려있는 '사회성'에 기인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방송국이 꾸며놓은 <대망>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놓고 있다.

"조선 중기. 어느 상인의 모습을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한국인의 새로운 경제인상을 제시한다. 거창한 구호 없이 주인공의 삶을 통해 사람을 위하는 경제 활동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IMF를 겪으면서 우리는 우리의 삶과 경제가 얼마나 밀접한 관계에 있는지, 정경유착의 부패 사슬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 온 국민이 뼈아프게 느꼈다. 이 당시 사람들에게 과연 주인공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려고 한다. 조선 중,후기를 그 배경으로 하지만, 현시대에서 거듭 반복되고 있는 경제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룸으로써 의미있는 사극의 전혁을 제시할 것이다."

김PD는 작품의 중심축을 이루는, 샤일록같은 냉혹함과 정경유착으로 부를 불려나가는 악덕상인 박휘찬(박상원 분)의 실제 모델을 IMF사태후 몰락한 한 재벌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이야기 전개의 큰 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박휘찬의 큰 아들(한재석 분)과 둘째 아들(장혁 분)의 갈등구도 역시 부를 축적하기 위해선 아버지처럼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IMF이전(Before IMF)형 재벌 2세'와, 투명성과 주주가치를 우선시하는 'IMF이후(Post-IMF) 신경제인'간의 갈등구도로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PD를 지난 19일 한창 10회분의 실내촬영이 진행중인 SBS 탄현 C 스튜디오로 찾아가 직접 만나 보았다. <대망>의 세트는 8천여평에 달하는 광활한 대지위에 세워져 있어 또하나의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스튜디오 녹화는 주인공 중 한명으로 송상의 일원으로 출연중인 여배우 손예진씨가 남장 차림으로 기생들과 어울리는 씬을 촬영중이었다.

김PD는 연기자들의 작은 손모양이나 대사 토씨 하나까지 일일이 지도를 했고 촬영도중 모니터에 담긴 모습이 불만족스러울 때면 직접 뛰쳐나가서 소품이나 배우들의 동선을 다시 지시하는 등 열정적인 모습으로 현장을 지휘하고 있었다. 10여 차례가 넘는 NG가 나면서 네 시간에 가까운 강행군 속에 찍은 이 장면들은 실제 방영시에는 2분이 채 안 되는 짧은 분량이었다.

오전 녹화가 끝난 후에도 김PD는 촬영분량이 만족스럽지 않은지 빠른 걸음으로 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발길을 옮겼다. 김PD와 함께 식사를 하며 <대망>과 그의 연출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김종학 PD 인터뷰**

<사진 2>

프레시안 : 지금 경제사극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시도한 이유는?
김종학 : 정치의 시대가 가고 이제는 경제가 세상을 컨트럴하고 움직이는 시대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레시안 : '경제드라마'를 시대적으로 거리감이 있는 사극으로 만든 진짜 이유는?
김종학 : 사실 가상의 18세기로 시대를 정한 또 다른 이유는 현대 극으로 만들면 (극중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누가 누군지 금방 알기 때문이다.

프레시안 : 늘 자신의 작품을 오락으로 봐달라고 주문하고 했는데 실제 그 안의 의미들을 보면 도저히 오락으로 볼 수 없는 '의식'들을 재미를 통해 포장하고 있는데.
김종학 : (웃음)사실 순전히 오락으로 만든 작품은 물론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메시지가 당연히 들어 있다.

프레시안 : 김PD의 작품은 웃음이나 유모도 들어있지만 결국 결말에 가서는 비극으로 끝맺음하는 것 같은데...
김종학 : 내 작품 거의 다가 비극인 이유는 우리의 실제 삶을 돌아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프레시안 : <대망>은 언제부터 기획했는지?
김종학 : 송지나 작가와 처음 구상 한 것은 한 3년 전이었다. 지난 9개월간 9회 정도 분량을 미리 찍었다.

프레시안 : 사극이지만 건물이나 의상의 고증보다는 시각을 고려한 것 같은데...
김종학 : 시각적으로 웅장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비춰지길 원했다. 우리들에게 이런 역사가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라고 할까, 그런 의미로 접근한 컨셉이다. 퓨전이라고 볼 수도 있다.

프레시안 : 고화질 HD(High Definition) 카메라로 찍는 첫 장편 드라마인 것으로 아는데 기술적 어려움은?
김종학 : 이제까지 찍어놓은 9회 분량은 미리 찍어서 어느 정도 디테일에 여유가 있었는데 이제부터가 걱정이다. 대본도 조금씩 늦어지고 있고... 영화진흥위원회 촬영장 등 세트를 별도로 임대할 곳도 알아보고 있다.

프레시안 : 방송국 직원시절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이 있으면 자비로 다시 찍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김종학 : 자비로 다시 찍은 것은 집이 부자라서 가능했다. (웃음)

프레시안 : 이번 작품에도 자신의 연출료까지 제작비로 쓰고 있다는데?
김종학 : 사실 작업을 할 때는 작품밖에 생각을 안 한다.

프레시안 : 경력있는 배우들을 주로 기용했던 과거 작품들과는 달리 어린 배우들을 대거 기용해 처음 하는 작업인데 어렵진 않은가?
김종학 : 어휴, 힘들다.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많이 다른 것 같다.

프레시안 : <대망>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드라마 사전제작이 아직도 요원한데, 해결책은?
김종학 : 그렇게 돼야 하는데, 현실은 아직...'꿈'이다.

프레시안 : 영화 쪽으로 진출할 계획은?
김종학 : 지금은 이 작품에 모든 것을 쏟고 있다. 언젠가는 할 것이다.

<사진 3>

김PD는 <대망>에 대한 시중의 반응이 궁금한 듯 1,2회의 몇 장면에 대한 느낌을 물어본 후 극 후반부의 대본완성이 늦어지는 것을 계속 걱정하며 오후 촬영을 위해 C 스튜디오로 급히 발길을 돌렸다.

워낙 작품에 몰두하는 스타일이라 작품외에는 경황이 없어하는 김PD에게서 많은 말을 들을 수 없었다.

김PD는 그러나 작품의 변에서 자신의 이번 작품을 "이 이야기는 우리 함께 사는 사회 속에서 부를 축적한 지도층에 던지는 강렬한 메시지이자, 세도가들에게 휘둘리며 힘들게 살아간 민초들의 얘기"라고 정의내리고 있었다. 그의 대표작 <여명의 눈동자>나 <모래시계>의 시대적 배경을 조선시대로 옮겨놓았을 뿐, 그의 작품들에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시대정신을 이번 작품에서도 그대로 목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능케 하는 발언이다.

"이 땅에서 우리의 조상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이 땅에서 살아간 사람들에 대한 애정은 물론, 이 땅에서의 삶 자체가 곧 우리의 자긍심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김종학 PD가 일제하와 해방후 격동기를 다룬 <여명의 눈동자>, 광주민주화운동을 극화한 <모래시계>에 이어 조선민초들의 삶과 죽음을 다룬 <대망>에서 하고 싶어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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