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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창간…'젊고 발랄한 좌파 인터넷 신문' 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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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창간…'젊고 발랄한 좌파 인터넷 신문' 표방

이광호 편집국장 "당파성-대중성-공정성 동시실현할 것"

열정과 진보, 그리고 유혹을 의미하는 붉은색을 상징으로 내세운 인터넷신문 〈레디앙〉(www.redian.org)이 3일 창간됐다.

〈레디앙〉이 붉은색을 상징으로 내세운 것은 '좌파' 혹은 '진보'라는 분명한 정치적 입장을 가지면서도 엄숙주의를 거부하고 젊고 발랄한 매체를 꾸려가겠다는 이 매체 참여자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다양한 진보인사들이 창간에 참여**

"2004년 민주노동당의 의회 진출에 따라 한국정치의 지형이 크게 바뀌었다. 진보진영의 광범위한 동의를 바탕으로 창간한 〈레디앙〉은 변화된 상황에 조응하는 새로운 언론 지형을 창조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 조성호 발행인이 이야기하는 〈레디앙〉의 창간 목적이다. 조성호 발행인은 〈한국일보〉 노동조합 위원장과 〈뉴시스〉 편집이사를 지낸 중견 언론인이다.

'진보진영의 광범위한 동의'라는 표현에 걸맞게 다양한 이들이 〈레디앙〉의 창간 과정에 참여했다. 〈레디앙〉은 정치, 노동, 학술, 문화 등 각 영역에서 진보적 목소리를 내온 이들을 폭넓게 아우르고 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노회찬, 단병호, 심상정 의원,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김평호 새언론포럼 회장,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 김석연 변호사, 소설가 조세희 씨, 시사평론가 진중권 씨 등을 비롯한 진보인사 60여 명이 '창간 제안자'로 참여했다. 이같은 다양한 진보 인사들의 참여는 새로 출범한 〈레디앙〉의 든든한 자산이다.

***"선명한 당파성, 그러나 대중성을 놓치지 않겠다"**

한편 이렇게 다양한 이들이 참여했다는 사실은 한국사회의 진보진영이 새로운 진보매체를 얼마나 목말라했는지를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올곧은 진보의 관점에서 보도를 하는 매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진보진영 안에서 종종 제기돼 왔다.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진출했음에도 진보적인 의제들은 여전히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진보적 담론을 전달할 매체가 우리 사회에 희소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은 우리 사회 좌파의 정치적 입장에 분명히 서면서도 특정 조직의 기관지와는 다른 매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진보성향의 매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용의 일관성이나 대중성, 공정성 등의 측면에서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진보매체가 선명한 '당파성'을 띠면서도 매체로서의 공정성과 대중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레디앙〉 이광호 편집국장의 말이다.

***진보매체 외길 인생, 온라인 공간에 뛰어들다**

진보적인 매체 제작은 이광호 편집국장에게 낯선 일이 아니다. 그는 〈노동과 세계〉, 〈미디어 오늘〉, 〈진보정치〉의 창간을 주도한 경험이 있다. 진보매체 제작에 관한 한 그는 독보적인 전문가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그에게도 온라인 매체 제작은 새로운 도전이다. 2004년 총선 당시 〈판갈이〉라는 민주노동당의 온라인 기관지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지만, 여전히 온라인 공간은 그에게 낯설다. 그는 톡톡 튀는 감각을 가진 온라인 세대 후배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의제설정은 거시적으로, 현장과의 연대는 구체적으로**

〈레디앙〉은 '노대통령 조급증이 한미 FTA 강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발행 첫 날의 머릿기사로 실었다.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과의 인터뷰를 담은 이 기사는 한국 사회와 경제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계기가 될 한미 FTA가 얼마나 졸속적으로 추진되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좌파 언론을 지향하는 〈레디앙〉이 어떤 문제에 주목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창간 첫 날 〈레디앙〉에서 눈에 띄는 기획으로 '연대와 뉴스'가 있다. 진보진영과 긴밀한 교감을 나누는 매체로서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기획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 사회적 소수자들의 삶의 터전 등 〈레디앙〉이 주목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그 첫 번째 기사는 기륭전자 해고노동자들의 천막농성을 소개했다. 단지 기사로 보도한 것에 그치지 않았다. 르포 형태의 기사 밑에 기사에서 소개된 이들에게 ARS나 핸드폰으로 후원금을 보내거나 '한줄 응원'이라는 형식으로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광호 편집국장은 "'연대와 뉴스'는 기사를 매개로 소외된 이들이 싸우는 현장과 연대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월 4000원의 후원금으로 꾸려가는 진보언론**

〈레디앙〉은 편집과 기사작성은 최대한 온라인 공간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하려고 하지만, 재정운용은 오프라인 매체의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광고 매출과 포털사이트에 뉴스를 판 대금을 수입원으로 하는 기존 인터넷신문의 재정운용 방식은 진보적 정치성향을 분명히 하는 매체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레디앙〉은 광고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독자들이 월 4000원씩 내는 후원금으로 재정을 꾸려나갈 계획이다.

〈레디앙〉의 이런 시도가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하지만 좌파적 정체성을 선명하게 내건 매체의 등장이 한국 언론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보다 확대하는 계기가 되리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레디앙〉의 등장이 보수 일색의 한국언론 지형에 과연 어떤 바람을 몰고올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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