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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교양인 '쇼양프로그램' 폐지하라"

시청자단체, 방송3사 과다 오락프로 편중 개선 촉구

"무늬만 교양인 '쇼양프로그램'을 폐지하자." 본격적인 방송사의 가을개편을 맞아 시청자단체들이 과도한 오락프로그램의 편성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공동대처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매체비평우리스스로(매비우스), 여성민우회 등 방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온 10개 시청자단체들은 9일 프레스센터에서 지상파방송의 오락프로그램 편성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교양을 빙자한 방송사의 '쇼양프로그램' 파행편성에 대해 시청자단체들이 공동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원용진 '문화연대 매체문화개혁위원회' 위원장(서강대 교수)은 모두발언에서 "전·현직 PD들이 금품수수로 구속되고 연예·오락프로그램의 파행으로 시청자들이 시정을 촉구하는 일이 연이어 벌어지는 등 지상파 방송은 지탄받아 마땅한 한해를 보내고 있다"며 "시청자단체들은 앞으로 책임 없는 비판이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을 소개하고 행동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락프로그램 위주의 파행 편성 지나치다"**

시청자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급증한 오락프로그램의 제작방식들은 이제 주중 심야나 주말 프로그램에 한정되지 않고 교양프로그램, 심지어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의 제작에까지 직·간접적으로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개별 오락프로그램의 선정성이나 폭력성을 문제 삼는 수준을 넘어 그런 프로그램들이 제작될 수밖에 없는 자본의 논리를 비판하고, 제도적 관행들을 개혁하는 운동에 함께 동참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과도한 시청률 경쟁이 오락프로그램 위주의 파행적 편성을 불러온 문제의 핵심'이라며 그 후유증으로 ▲졸속제작으로 인한 프로그램의 질 저하 ▲연예인들의 중복, 홍보성 출연 ▲유사프로그램의 남발 ▲가학적·선정적 행위급증 ▲음성적 PR비 관행 등이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영방송 KBS2TV의 주말프로그램중 80%가 오락프로그램"**

전상금 '미디어 열린 사람들' 대표는 지난 9월 9일부터 15일까지 자체 조사한 방송3사 오락프로그램 편성비율을 통해 오락프로그램 과다편성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평일편성의 경우 KBS2TV의 오락프로그램 비율은 총 124시간15분 중 68시간10분으로 54.9%를 차지했는데 이 비율은 방송3사의 4개 채널중 가장 높은 것으로 SBS(52.4%), MBC(44.3%), KBS1TV(13.6%)가 그 뒤를 이었다.

편성불균형은 주말 프로그램에서 더욱 심각한 양상을 나타냈다. 특히 공영방송인 KBS2TV의 경우 80%가 오락프로로 채워져 MBC의 67.9%는 물론, 상업방송인 SBS의 66.9%보다도 오락프로그램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 시청자가 TV를 가장 많이 접하는 주시청시간대(평일: 오후7시부터 11시, 주말: 오후6시부터 11시)의 경우 31.1%의 KBS1TV를 제외하고는 3개 채널이 모두 60% 이상을 오락프로그램으로 편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대표는 "방송사들은 방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오락프로그램의 50퍼센트 이하 비율을 평일에는 그런대로 지키다가 주말에는 교묘한 방법으로 비켜나가며 파행적으로 운영한다"고 지적하고 그 예로 "SBS는 만화를 '어린이 교양프로'로 편성하는 등의 방법을 쓰고 있고 MBC는 '느낌표'나 '타임머신' 같은 프로를 교양프로그램이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원용진 위원장은 "방송국의 편성표에 의하면 교양프로로 분류하고 있지만 사실상 오락프로그램인 소위 '쇼양'(쇼와 교양프로그램의 합성어로 쇼같은 교양프로그램)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미애 '매체비평 우리 스스로' 대표는 "시청률 경쟁이 심해지면서 주시청시간에 오락프로그램이 과도하게 편중돼 실제로는 '틀면 나오는 것'이 오락프로인 것도 큰 문제"라며 "시청률을 위해 방송국이 무리수를 두니 '쇼양'프로도 양산되고 PD 품수수 등의 불미스런 사고도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희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는 "서로 비슷한 오락프로나 교양프로의 탈을 쓴 오락프로를 만들 수밖에 없는 일선 PD들의 제작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시청률표 전달관행을 폐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상임대표는 연예인의 방송출연 캐스팅과 관련된 비리나 잡음에 대해서도 "각 방송국이 설치하고 있는 시청자위원회에 '캐스팅에 대한 사후평가제도'등을 도입해 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청률 경쟁 부추기는 신문기자들의 방송비평도 문제있다"*

원용진 위원장은 "시청자도 대부분 신문을 보고 방송을 선택하고 방송국은 특히 신문의 눈치를 보는 것이 사실"이라며 "기자들이 시청률 경쟁에 연연한 방송국들을 비판하다가도 시청률이 떨어지는 프로가 있으면 '우습다' '이상하다' 식으로 보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미애 대표도 "신문들의 방송기사를 분석해 보면 방송사와 신문기자간의 '로비성' 행사가 많이 있다는 의심이 들었다"며 "신문이 보도를 통해 시청자가 봐야할 '좋은 프로'를 '좋은 시간'대에 볼 수 있도록 여론을 환기하는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시청자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음성적 PR비와 파행적인 오락프로그램의 운영에 대한 방송3사 사장단의 공식적인 사과와 면담을 요구하고 ▲오락프로 50% 이하로 축소 ▲PD에 대한 시청률표 전달관행폐지 ▲캐스팅 사후평가제 도입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프로그램 콘텐츠의 지속적인 연구개발 ▲일선PD들의 제작환경 개선 등 다섯 가지 대안도 제시했다.

***일선 제작PD "오락화 하지 않으면 시청자들이 부담스럽게 여기는 것이 현실"**

시청자단체들의 지적에 대해 한 방송사 PD는 "교양프로를 오락화 하지 않으면 시청자들이 부담스럽게 여기는 것이 현실이고 그런 교양프로의 오락화도 결국은 시청률의 절박함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오락을 통해 교양을 주는 좋은 프로가 더 많았으면 하는 입장이다. 문제는 교양이라고 내세우면서 오락을 위주로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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