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김대중 정부 시절 '금융계 마당발', 'M&A의 달인'이라 불리던 인베투스 글로벌 전 대표 김재록 씨가 부실사업 인수 및 대출로비 명목으로 14억5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24일 구속수감됐다. 그러나 검찰은 "본격적인 수사는 이제부터"라고 말하고 있고, 금융가에서는 "김 씨가 관련된 일이 이번 일만은 아닐 것"이라며 사건이 '게이트' 수준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씨를 수사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5~10월 서울 신촌 민자역사 쇼핑몰 분양업체 S사가 우리은행의 지급보증을 받은 채권을 시중은행에 담보로 제공해 결과적으로 500억 원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알선해주고 11억원을, 역시 지난해 6~7월 경기도 부천의 쇼핑몰업체 T사가 우리은행으로부터 325억 원을 대출 받도록 도와주고 2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또한 지난 2002년 공적자금이 투입된 신동아화재를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S투자평가원 대표에게서 1억5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김재록 씨 일단 14억5000만 원 수수 혐의 구속수감**
김 씨는 그러나 이와 같은 혐의에 대해 24일 밤 구속집행되면서 '억울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억울한 것이 왜 없겠느냐"며 "법원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서도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정당한 컨설팅료를 받은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김 씨에 대한 혐의를 밝혀야 할 것이 많다"며 "이제부터 본격적인 수사가 될 것"이라고 언급, 이번 사건이 14억5000만 원 수수 혐의에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의 목표는 김 씨에 그치지 않고, 그 배후에 있는 거물을 밝혀내는 것"이라며 "수사가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가에서도 김 씨에 대한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김 씨가 금융계 및 경제 관련 정·관계에 마당발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사건이 예상 외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김 씨의 혐의에 은행 대출 로비 건이 확인되자, 김 씨와 은행장들의 친분관계를 의심하고 있고, IMF과정에서 퇴출되는 은행의 인수·합병에 김 씨가 깊숙히 개입했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김재록 수사 건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 수사와 비슷한 시기에 터져,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 중 단서를 포착한 것 아니냐는 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번 김재록 수사가 정·관계 거물급 인사들이 연루된 '게이트' 수준으로 확대될 것인지, '용두사미'로 끝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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