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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서 또 어린이 등 민간인 11명 사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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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서 또 어린이 등 민간인 11명 사살

이라크경찰 보고서 '수갑 채운 뒤 머리에 총격'

이라크에서 미군이 민간인을 또 무차별 사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5일 미군이 바그다드 북쪽으로 100km 가량 떨어진 이샤카의 한 가정을 공습하고 집에서 자고 있던 11명의 이라크인을 사살해 이라크 경찰이 미군을 고발했다고 미국의 신문체인 〈나이트리더〉가 20일 보도했다.

미군 당국은 이라크 경찰이 제기한 민간인 사살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이라크 경찰은 자체 조사 보고서를 통해 미군이 생후 6개월의 어린이를 포함해 11명의 사람들을 사살했다고 밝히고 있어 파문이 확장되고 있다.

지난 19일에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지난해 11월 미 해병대가 이라크 서부 하디타에서 15명의 이라크 주민을 보복사살했다고 보도한 바 있어 이라크 주둔 미군의 횡포가 어디까지 치닫고 있는 것인지 비난의 여론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군 "폭격으로 집이 무너져 사망한 것"**

〈나이트리더〉가 입수한 이라크 경찰 보고서는 미군이 11명의 이라크인들에 수갑을 채워 방 하나에 모은 뒤 사살했다고 밝히고 있다. 미군은 또한 차량 3대와 주민들이 기르던 가축을 불태웠으며, 민간인 가옥을 폭파시켰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은 발라드에서 북쪽으로 140km 떨어진 이샤키의 한 주택에 새벽 2시 30분 경 도착했다. 이후 집 안에 있던 사람들과 미군 사이에 총격전이 있었으며 미군은 무장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그 집에 폭격을 감행했다.

〈사진1 : 무너진 집〉

미군측은 공습의 목표가 됐던 집에 이라크에 은신 중인 알카에다 요원이 있다는 정보를 받고 작전을 벌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라크 경찰 조사에서 죽은 이들의 이웃들도 문제의 집에 알카에다 요원이 있었다는 사실은 동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들은 알카에다 요원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그 집 주인의 친척이라며 집 주인을 만나러 찾아 왔다고 증언했다. 그 집 주인은 학교 교사였다.

그러나 총격전 이후의 상황에 대한 미군의 주장과 이라크 경찰측의 조사 결과는 전혀 달랐다.

미군측은 폭격으로 그 집이 무너져 내렸으며 파편들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알카에다의 요원으로 의심되는 한 남자를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미군은 또 알카에다와 연계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한 남자의 시신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두 명의 여성과 또 한 명의 어린이도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미군은 설명했다.

***지역 경찰서장 "부검 결과 죽은 이들은 모두 머리에 총을 맞았다"**

그러나 이라크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은 집이 무너져내리기 전에 이미 그 집 안으로 들어갔다. 보고서는 "미군은 그 집 사람 11명을 한 방으로 모아놓고 모두 죽였다"고 설명했다. 사망자는 5명의 어린이와 4명의 여성, 그리고 남성 2명이었다. 또 보고서는 "그 후 미군은 그 집을 폭파시켰으며, 차량 3대를 불태우고 그들이 키우던 동물들도 모두 죽였다"고 말하고 있다.

보고서는 죽은 이들의 나이와 이름까지 명시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명의 남자는 각각 22세, 28세였으며 여성들은 22세 2명, 30세 1명, 75세 1명이었다. 어린이는 3세 어린이가 2명, 5세 어린이가 2명이었으며 나머지 1명은 고작 생후 6개월 된 젖먹이였다.

〈사진 2 : 어린이〉

지역 경찰서장인 파루크 후세인은 〈나이트리더〉와의 인터뷰에서 티크리트에 있는 병원에서 실시한 부검 결과 "죽은 이들은 모두 머리에 총을 맞은 상태였으며, 시체들은 모두 수갑이 채워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신문은 병원 대변인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군은 모르는 일이라는 태도다. 미군 대변인인 팀 키프 소령은 자신도 희생자들의 사진을 봤지만 수갑은 없었다며 그 보고서의 타당성을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키프 소령은 지난 19일 경찰 보고서를 보기 전까지는 미군의 학살 관련 어떤 보고도 들은 바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또 그는 어떤 미군 부대가 공습을 감행했는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 공습에 대한 미군의 공식적인 설명은 지난 19일에나 나왔지만 그 역시 동원된 부대의 이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키프 소령은 "우리도 (이라크 경찰의) 고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 혐의가 사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군은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기 위해 매우 많은 예방책들을 가지고 있다"며 "무고한 생명이 목숨을 잃는 일, 특히 어린이들이 사망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죽은 이들은 말이 없으나 마을 주민들은 충격·분노**

그러나 미군 대변인의 '학살 혐의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부인보다는 이라크 경찰이 직접 작성하고 사인한 보고서가 더욱 신뢰성이 있어 보인다. 경찰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목격자 조사 등을 통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는 또 지역 안보 단체로 미군의 지원 하에 티크리트에 설립된 공동협조본부(Joint Coordination Center)에 의해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공동협조본부의 이라 알-주보리 본부장은 경찰 보고서의 기본 자료는 공동협조본부가 지난 16일 관련 자료를 수집해 만든 것으로 보고서는 그 사고에 대한 경찰의 현재 조사 내용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그 조사를 지휘하는 지휘관을 알고 있다며 "그는 매우 헌신적이고 훌륭한 경찰"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이트리더〉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그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사진 3 : 사람들〉

죽은 이들은 말이 없다. 11명의 죽음을 두고 미군과 이라크 경찰의 '진실게임'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샤키의 한 노동자는 이 학살로 마을 전체가 충격에 빠져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모든 마을 주민들이 장례식에 참가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군이 이 끔찍한 범죄에 대해 설명해주기를 바란다"며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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