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은 3부작 한일戰 야구 드라마의 완결편이 될 전망이다.
한국이 일본을 이겨주면서 4강 진출의 꿈을 부풀렸던 미국은 17일(한국시간)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1대2로 패했다. 미국은 이날 메이저리그 역대 다승 9위(341승), 탈삼진 2위(4502개)를 기록 중인 '살아있는 전설' 로저 클레멘스를 투입했지만 타선이 침묵해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야구종가'의 자존심이 땅바닥으로 떨어진 셈이다.
미국은 일본, 멕시코와 같이 1승 2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동률 팀 간의 순위 결정 규정에 따라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일본이 극적으로 4강행을 결정지었다.
세 팀 간의 실점 비교에서 미국은 일본과 같은 5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닝당 평균 실점에서 일본에 뒤졌다. 일본은 총 투구 이닝이 26과 2/3이닝으로 이닝당 평균 실점이 0.1875이며 미국은 총 투구 이닝이 26이닝이라 이닝당 평균 실점이 일본보다 약간 높은 0.1923이었다.
이로써 한국은 19일 낮 12시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벌어지는 준결승전에서 일본과 또 다시 격돌한다. 이미 대회 1,2 라운드에서 한국에 두 차례나 패해 자존심을 구겼던 일본으로서는 이 준결승에 사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선수들은 한국에 패한 뒤에도 준결승이 펼쳐지는 샌디에이고로 가 훈련을 할 정도로 강한 의욕을 보였다. 15명의 선수가 자율훈련에 참가한 가운데 우에하라 등의 투수들은 러닝과 캐치볼을 했고, 후쿠도메 등의 타자들은 타격 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까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서 뛰었던 일본의 오츠카 투수는 17일 〈닛칸스포츠〉를 통해 "한국이 (16일 일본과의 경기가 끝난 뒤) 마운드에 태극기를 세울 때 분한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일본 팀의 비장한 각오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세 번째 한일전도 치열한 투수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선발 투수의 활약 여부가 승부의 관건. 준결승부터 선발 투수의 투구수 제한이 80개에서 95개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은 일본 전에 서재응의 선발 등판이 유력한 상황이며 구대성, 오승환 등의 불펜 요원들의 출격이 예상된다. 한편 일본은 포크볼을 잘 던지는 우완 투수 우에하라와 '한국 킬러'인 좌완 투수 와다 쓰요시 가운데 1명이 먼저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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