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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이 '최연희 사퇴권고결의안'에 불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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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이 '최연희 사퇴권고결의안'에 불참한 이유

최연희 넘어 박근혜 겨냥…지방선거까지 장기화 속내

열린우리당은 성추행으로 물의를 빚은 최연희 의원을 가장 강하게 비판해 왔다. 그런데 정작 야4당이 16일 제출키로 한 '최연희 의원 사퇴권고결의안'에는 불참했다. 게다가 야4당의 결의안을 맹비난하기까지 했다. 왜일까.

***"강제력 가지지 못한 결의안으로 국민 우롱"**

김한길 원내대표는 1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외국에 며칠 나갔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결의안 제출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최연희 의원이 마치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인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나라당은 당 소속 현역의원이 당 대표가 주최한 술자리에서 벌인 성추행 사건을 놓고 우리당을 뺀 나머지 당과 힘을 합쳐 결의안을 낸 것이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지는 않는지 다시 생각해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야4당의 사퇴촉구결의안에 한나라당의 '꼼수'가 숨어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주장이다. 한나라당이 실질적으로 법적 효력이 없는 '사퇴권고결의안'을 내세워 최 의원 사태를 적당히 무마하려는 속셈이라는 것.

박기춘 의원이 "한나라당은 성추행, 맥주병 투척 등에 연루된 의원이 11명으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 가운데 10%에 가까운 사람들이 추태를 벌였음에도 다른 야당과 함께 아무런 구속력과 강제력을 가지지 못한 결의안을 가지고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경수 의원은 "최연희 성추행 사건을 마치 다른 당이 한 것처럼 한나라당이 다른 야당과 함께 결의안을 낸 것은 바람 피운 남편이 부인 앞에서 뻔뻔하게 '나 바람피웠다'고 말해 부인을 더욱 화나게 하는 것"이라고 빗댔다.

이화영 의원은 한나라당과 보조를 맞춘 다른 야당의 '꼼수'에 초점을 뒀다. 그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교섭단체 요건 완화라는 '떡'을 바라고 당 정체성과 어긋나게 한나라당과 공조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화살을 날렸다.

또한 야4당이 이해찬 총리 '골프 파문' 국정조사도 함께 추진키로 한 점을 거론하며 "이 총리가 사퇴한 마당에 정치공세에 불과한 국정조사를 함께 해서 한나라당의 2중대로 전락하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라며 "그 근저에는 교섭단체 요건완화라는 옹졸한 기대가 있다"고 강도를 높였다.

***'최연희 사태' 총책임자는 박근혜 대표**

열린우리당의 이런 태도를 뒤집어보면 '최연희 성추행 사태'가 야4당의 사퇴권고결의안 제출로 매듭되도록 방관하지 않겠다는 뜻이 숨어 있다. 한나라당의 아킬레스건이나 다름없는 '최연희 사태'를 지방선거까지 최대한 장기화하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김 대표 등이 거듭 "당 대표가 주최한 술자리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건"이라고 강조한 대목에선 이번 사건의 책임을 박근혜 대표에게 연결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히 엿보인다.

노웅래 공보부대표는 "한나라당이 진정 성추행에 대해 반성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겠다면 성추행이 일어난 술자리를 주최하고 동석했던 박 대표도 상응하는 책임과 제재를 받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사퇴 여부는 최 의원이 판단해 결정할 일"이라고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여 왔다.

한편 우리당은 제도적 방안으로 사퇴권고결의안 대신 국회법 개정에 착수키로 했다. 박기춘 의원은 "국회법 개정을 통해 성추행, 심각한 인권침해 등의 사안에 의원직 제명까지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법 개정의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국회법 개정까지 최연희 사태를 둘러싼 논란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이해찬 총리의 골프 파문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우리당으로서는 최연희 성추행 사건이 국면 반전의 유용한 지렛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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