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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왕따'시키고 'UN 인권이사회' 신설안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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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왕따'시키고 'UN 인권이사회' 신설안 통과

177개 UN회원국 중 170개국 찬성…인권감시기능 강화

유엔(UN)은 1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총회를 열고 기존의 유엔 인권위원회를 대체할 새로운 기구로 유엔 인권이사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미국의 강력한 반대로 당초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 보였던 인권이사회 신설안이 회원국의 압도적인 찬성 속에 처리됐다.

***미국 등 '친미국가' 4개국만 반대**

이날 표결은 177개 회원국이 참석한 가운데, 170개의 대다수 회원국들이 인권이사회 신설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찬성하는 가운데, 표결 결과가 발표됐을 때 박수갈채가 터졌다고 〈BBC〉는 전했다.

미국은 '꿋꿋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물론 이스라엘, 마셜제도, 팔라우 등 전통적인 '친미국가' 3개 국도 미국을 도왔다. 베네수엘라와 벨라루스, 이란 등 3개 국은 기권했다.

***무엇이 달라졌나?**

인권이사회는 기존의 UN 인권위원회보다 한 단계 더 격상된 기구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인권위원회는 UN 경제사회이사회 산하 기구로, 53개 위원국이 참여했으나 인권이사회는 총회 산하 기구로 위상이 높아졌으며, 47개 이사국과 참여국들의 자격도 대폭 강화된다.

또한 인권위원회는 1년에 한 번 소집돼 6주일간 인권 문제에 대한 회의를 가졌던 데 반해 인권이사회는 1년에 최소 3차례 소집돼 10주일 이상 회의를 가지고, 필요한 경우 특별회의도 소집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인권이사회는 이사국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 행위가 드러날 경우 3분의 2의 찬성으로 해당 국가의 이사국 자격을 박탈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는 기존의 인권위원회가 인권유린국들이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돼 왔던 현실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간 인권유린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 왔던 수단, 짐바브웨 등이 인권위 위원국으로서 제재를 받는 것을 피해 왔다.

신설된 인권이사회는 객관적이고 믿을만한 정보를 바탕으로 모든 회원국들의 인권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이사회 신설을 통해 그동안 안보와 사회발전에 집중했던 UN의 활동 폭이 적극적인 인권침해 감시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결정은 "역사적인 결의"라며 적극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사회 신설은 전세계의 인권 문제에 대한 UN의 임무를 새로 시작하는 충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왜 반대하나?**

미국은 그동안 얀 엘리아슨 UN 총회 의장이 제출한 인권이사회 구성안이 여러 면에서 미흡하다는 이유로 반대해왔다. 인권이사회 이사국을 30개 이하로 제한하고 수단, 짐바브웨, 쿠바 등 인권침해 사례가 있는 국가들의 인권이사회 진출을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었다.

이에 존 볼턴 UN 주재 미국 대사는 인권이사회 구성안의 이같은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한 재협상을 보장하지 못하는 타협안에 미국은 반대하며 표결에 불참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미 국무부의 니콜라스 번스 차관이 투표 참여 지침을 내려 마지못해 표결에 참여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볼턴 대사는 "이 타협안으로는 인권이사회가 그 전 기구(인권위원회)보다 더 좋은 활동을 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과연 효율적이고 강력한 인권 기구를 구성했는지 여부에 대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불편한 심기를 강력하게 표현했다.

일각에서는 인권이사회가 미국의 우려처럼 기존의 인권위원회와 같은 유명무실한 기구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UN이 물리적 구속력을 행사하기도 힘들고, 뚜렷한 지도력 발휘에도 한계가 있는 현실 상황상 신설된 인권이사회도 단지 토론만 할 뿐인 기구에 그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권이사회 신설안이 일단 UN 총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인권이사회는 오는 5월 5일 47개 이사국을 선출한 뒤 6월 19일 첫 회의를 열어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아프리카에서 13개국, 아시아에서 13개국, 라틴 아메리카에서 8개국, 서유럽 및 기타 지역에서 7개국, 동유럽에서 6개국으로 할당된 이사국은 UN 총회에서 회원국 과반의 찬성을 얻어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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