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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채널을 닫지 말라"

시민단체, KBS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사전검열' 비판

"KBS는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인 '열린 채널'을 사전검열을 통해 '닫힌 채널'로 만들고 있다."

한국독립영화협회와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시민단체협의회' 등 시민단체들이 11일 KBS 앞에서 시위를 갖고 'KBS가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인 '열린 채널'의 본래 취지를 훼손시키고 있다'며 방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의 공정한 편성과 합리적인 운영을 촉구했다.

<사진>

시민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KBS와 KBS 시청자위원회,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운영협의회는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운영지침'을 악용하여 열린 채널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허구적인 논리 뒤편에 사회적으로 민감한 소재는 방송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숨어 있음을 주목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시위는 ‘KBS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운영협의회’(이하 운영협의회)가 지난 4월 진보네트워크가 신청한 ‘주민등록증을 찢어라’를 불방 결정한 데 이어, 지난 달 독립프로덕션인 다큐인(대표 남태제)이 제작한 ‘에바다 투쟁 6년-해 아래 모든 이의 평등을 위하여’에 대해서도 편성불가 방침을 정한 데 대한 항의 표시로 이뤄졌다.

***"민감한 소재는 방송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숨어 있음을 주목한다"**

시청자참여프로그램시민단체협의회 등은 '국민의 공공재인 전파를 일부 단체나 언론이 사실상 독점적으로 소유해 오던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이 현재 ‘기술상 완성도’나 '절차의 문제' 혹은 ‘내용의 민감함’ 등의 이유로 송출책임을 지고 있는 KBS의 입장에 따라 검열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집회 사회를 맡은 김이찬 감독(한국독립영화협회)은 “(방송)법에 따르면 선정권자가 아니라 단지 편성과 송출의 의무만 있는 KBS가 운영협의회에 ‘당연직’으로 PD 4명을 보내고 관계사에서 1명, 그리고 방송국과 관련 있는 법조인까지 보내 9명의 운영위원 중 6명을 확보하고 편성결정을 사실상 좌지우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감독은 “거기에다가 재적 2분의 1 출석과 출석인원의 3분의 2가 찬성해야만 방송이 되도록 구조를 특이하게 ‘민주적’으로 만들어 조금이라도 문제가 되거나 방송국에 부담이 되면 방송국측 인사 3-4명이 나서서 막을 수 있게 해 놓았다”고 지적했다.

***'주민등록증을 찢어라' 등 사례발표**

국가 공권력의 국민 사생활침해에 반대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주민등록증을 찢어라’를 연출한 이마리오씨는 사례발표에서 “운영협의회가 편성불가 이유를 제목에 ‘찢어라’라는 문구가 들어간 것이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점과 박정희의 생가가 나온다는 점을 들었다”며 “운영협의회 위원 중 KBS 외주제작 프로그램 관계자라는 분이 있는데 ‘주민등록증을 철폐하라’는 순화된 제목을 쓰고 박정희 생가가 나오는 부분은 선거도 가깝고 해서 나쁘게 이용될 수 있다며 잘라 낼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이유를 들지 않고 자신들 마음에 들지 않고 민감하니 빼라는 식 이었다”며 “끝까지 붙어보자는 뜻에서 지난 달 22일 표현의 자유와 평등권 위배로 헌법소원을 낸 상태”라고 밝혔다.

'에비다'를 제작한 남태제 대큐인 대표는 사례발표에서 “운영협의회측은 편성불가 이유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이라 문제가 있다’는 것과 ‘A시 시장 등의 초상권이 문제가 된다’고 했는데 우리가 이 작품을 공영방송인 KBS의 ‘열린 채널’에 방영을 원하게 된 이유가 바로 재판과정인 이 사건을 3차례나 공중파방송이 다큐나 보도프로그램을 통해 다루면서 ‘어른들 싸움에 아이들이 소외가 된다’는 식으로 왜곡을 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남 대표는 “비리를 비호하고 있는 시장의 모습은 공중파 방송에 나온 모습을 편집해 넣은 것”이라며 “자신들은 방송을 해도 되고 시청자가 만들면 안 된다는 발상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에바다 투쟁 6년-해 아래 모든 이의 평등을 위하여’는 장애자복지시설인 ‘에바다’의 비리와 이를 비호하는 지방정치가와 토호들을 고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KBS "편성불가 방침에 변화없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한국독립영화협회의 한 회원은 “액세스권(방송접근권)이 뭔지도 모르고 살던 인사들이 우리가 투쟁해서 얻은 권리를 가지고 한달에 한번씩 회의하고 70만원씩 받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계신다”고 꼬집고 “제발 이제라도 ‘열린 채널’이 ‘닫힌 채널’이 되지 않게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KBS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운영협의회는 11일 회의를 열고 '에바다-'에 대한 편성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열린 채널' 운영 담당 PD는 "편성불가 방침에 변화는 없다"며 "시민단체가 지적한 현재 재판이 진행중인 사건이라는 점과 등장인물인 시장의 초상권 등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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