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아드보카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5월 월드컵 최종 엔트리가 발표되는 시점까지 선수들의 무한경쟁을 계속 유도할 방침임을 밝혔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날 "대표팀에서 잘 했지만 소속팀에서 잘 못한다면 독일행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두 달 반 동안 K리그 경기도 지켜보고 해외파도 직접 현지에서 점검하겠다. 최종 엔트리가 발표되기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발언은 국내파 선수들에게도 해당되지만 해외파 선수들에게 더욱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대목. 유럽파라는 겉모습이 아니라 소속팀에서 얼마나 많은 경기에 나가 제 역할을 하는지를 유심히 관찰하고, 이를 토대로 대표팀 선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박지성에 맞는 포지션은 윙 포워드인가, 아니면 공격형 미드필더인가"라는 질문에 아드보카트 감독은 "박지성은 '그(that) 포지션'에서 뛰게 될 것이다. 이 정도면 좋은 대답이 아닌가"라고 밝혀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해 스웨덴과의 평가전 뒤 "(지금까지 주로 중원에서 활약했던) 박지성은 윙 포워드 자리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두 명의 미드필더가 박지성을 도와준다면 박지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41일 간의 전지훈련을 통해 아드보카트 감독은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김남일, 이호)를 배치해 재미를 크게 봤다. 이 때문에 앙골라 전에서 박지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돌고 있다.
최근 부진에 빠져 있는 박주영에 대해 아드보카트 감독은 "출장 여부는 전적으로 박주영 본인에게 달려 있다. 팀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것에 부합하는 능력을 보여줄 경우 박주영이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전지훈련의 최대 성과로 포백 수비를 꼽았다. 지금까지 스리백 수비 전술을 구사했던 한국이 포백 수비까지 활용하게 돼 전술 운영의 폭을 넓혔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내일 앙골라 전에는 4-3-3 전형을 쓰겠지만 향후 상대에 따라 3-4-3 전형을 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이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는 데에 밑거름이 됐던 선수들의 체력을 월드컵 직전까지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오는 5월에는 2002년 월드컵 때 한국팀에 있었던 피지컬 트레이너가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나는 한국 선수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체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계속 향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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