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지난 1월 16일부터 시작된 해외 전지훈련의 대미를 기분좋은 승리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16일 오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펼쳐진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FIFA 랭킹 6위)와의 평가전에서 1대0의 승리를 따냈다.
이날 승리에는 집중력이 돋보인 이동국의 선제골이 결정적이었다. 또한 빙모상을 당한 딕 아드보카트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은 핌 베어벡 코치의 수비 조직력에 관한 특별과외도 단단히 한몫 했다. 이번 전지훈련의 최대 목표가 대표팀의 수비 안정화였다는 점에서 이날 멕시코 전은 의미가 컸다.
이미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부터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며 수비전술의 스페셜리스트로 이름을 날린 베어벡 코치는 지난 14일 선수들과 특별 미팅을 가졌다. 베어벡 코치는 지금까지 평가전에서 나타난 수비라인의 문제점을 그림으로 설명했다. 수비수 간의 간격 유지나 유기적인 커버 플레이 등 세밀한 부분까지 지적했다. 수비수는 물론이고 미드필더와 공격수까지 모두 베어벡 코치의 강의를 경청했다. 2002년 월드컵에서 펼쳤던 히딩크호의 끈끈한 수비를 재연하기 위해서는 미드필더와 공격수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멕시코 전이 펼쳐진 16일 라커룸에서도 베어벡 코치의 '족집게 과외'가 이어졌다. 베어벡 코치는 공격전술 3개와 수비전술 7개를 선수들에게 제시하며 숙지할 것을 당부했다.
베어벡 코치의 '족집게 과외' 탓인지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 포백 수비진과 미드필더 간 협력 플레이가 잘 이뤄졌다. 특히 중앙에 포진한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남일과 이호는 중원에서 상대가 공을 잡으면 즉시 에워싸며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포백 수비라인에서 좌우 측면을 담당한 김동진과 조원희도 무리한 오버래핑을 자제하면서 중앙 수비수들과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몸놀림을 보여줬다.
끊임없는 협력수비로 중원에서부터 상대를 철저하게 막아낸 한국은 전반 15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페널티 지역 왼쪽 외곽에서 이천수가 찬 프리킥을 멕시코의 오스왈도 산체가 골키퍼가 잡았다. 산체스는 골킥을 하기 위해 공을 앞에 던졌다. 하지만 인 플레이 상황을 골킥 상황으로 착각한 산체스 골키퍼의 실수를 이동국은 그냥 놔두지 않았다. 이동국은 이 공을 재빨리 낚아채 골로 연결시켰다.
선제골을 얻은 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전 막판까지 철저하게 경기를 지배했다. 멕시코는 중원에서 쉽게 공간을 내주지 않는 한국의 그물수비에 당황하며 패스 미스를 연발했고, 경기장을 찾은 5만여 명의 멕시코 팬들도 기를 펴지 못했다.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는 우리가 졌지만 내용이 좋았다고들 하는데, 스포츠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며 멕시코 전을 앞두고 다부진 각오를 보였던 이운재 골키퍼는 경기 막판에 한국을 구해내는 역할을 했다.
멕시코는 후반 인저리 타임에 날카로운 왼쪽 측면 크로스에 이어지는 헤딩슛으로 득점할 기회를 잡았지만 이운재가 극적으로 공을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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