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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미술 상설전시 약속을 지켜라"

<속보> 민예총, 서울시에 작품반환운동 경고

서울시립미술관의 민중미술계열 작품의 상설전시공간 확보문제(본보 7일보도)가 문화계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민족예술총연합(민예총)은 8일 성명서를 내고 서울시는 가나아트센터로부터 기증받은 민중미술작품 2백여점을 위한 상설전시관 설치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민예총은 서울시 측이 설치운영에 관한 협약을 지키지 않는 이유로 ▲반정부적인 내용의 작품들을 공공 문화공간에서 상설 전시할 수 없다는 것 ▲상설전시관을 설치 운영할 경우 일반 전시관의 전시공간이 줄어든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데 대해 ‘예술에 대한 무지의 소치에서 나온 전형적인 관료주의의 소산’이라고 비난했다.

민예총은 이들 민중예술 작품은 ‘소중한 역사적 기록이자 예술적 가치를 간직한 우리 모두의 공공(公共) 재산’이라고 강조하면서 ‘정부의 견해에 반하는 의견을 표현하지 못하고, 또 그 표현물을 내걸지 못하는 사회는 독재사회요, 반민주주의 사회’고 강력하게 시 당국을 비판했다.

민예총은 또한 전시공간 문제에 대해서도 ‘서울시립미술관의 4천여평 공간 중에서 겨우 1백평을 차지하는 민중미술 상설전시관으로 인해 일반 전시 공간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릇된 현실인식에서 나온 과도한 주장이며, 상설전시관을 설치 운영치 않으려는 의도된 왜곡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민예총은 서울시가 만약 상설 전시공간을 신속히 마련하지 않을 시에는 ‘민중미술의 창작자이자 주인의 하나로서 과감하게 기증 작품 반환운동을 1100만 서울시민과 함께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예총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을 포함해서 가나측이 기증한 작품들은 이미 소장가치나 예술적인 의미를 획득한 작품들이고 시립미술관도 이 일에 어느정도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서울시의 뜻만 있다면 문제를 곧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청 문화과의 한 관계자는 “담당자가 휴가 중이라 정확한 상황을 답변하기 힘들다”고 답변했다.

***한국민족예술총연합 성명서 전문**

서울시는 80년대 민중미술 상설전시관 설치 운영 약속을 준수하라!!

지난해 가나아트센터가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한 200여 점의 80년대 민중미술 작품들이 예술적·사회적 가치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시립미술관이 새로 개관(5월 17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 개관할 시립미술관에 80년대 민중미술 상설전시관을 설치 운영키로 했던 기증 당시의 협약을 서울시가 지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민중미술 상설전시관 설치운영에 관한 협약을 지키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반정부적인 내용의 작품들을 공공 문화공간에서 상설 전시할 수 없다는 것이고, 둘째는 상설전시관을 설치 운영할 경우 일반 전시관의 전시공간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이유들이 구시대의 독재적 발상에 근거한 저열한 인식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예술에 대한 무지의 소치에서 나온 전형적인 관료주의의 소산이라고 판단한다. 따라서 이 이유들은 민중미술 상설전시관을 설치 운영하기로 한 협약을 위반해야 할 사유가 될 수 없다.

반정부적인 내용의 작품들이므로 상설 전시할 수 없다는 것은 무엇을 근거로 하는 말인가. 우리는 200여 점의 작품들 중에 어떤 것이 반정부적이며, 어떤 것이 상설전시를 해서는 안 될 만큼 문제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 작품들은 모두 치열했던 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산물이며, 당시의 사회상을 잘 담고 있는 예술적 표현물들이다. 소중한 역사적 기록이자 예술적 가치를 간직한 우리 모두의 공공(公共) 재산인 것이다. 따라서 공공 문화공간이므로 이 작품들을 상설 전시할 수 없다는 논리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

또, 반정부적 내용을 담고 있는 표현물이라고 상설 전시될 수 없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정부의 견해에 반하는 의견을 표현하지 못하고, 또 그 표현물을 내걸지 못하는 사회는 독재사회요, 반민주주의 사회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시의 태도는 '독재를 자행하는 지방정부'라는 오명을 스스로 자초하는 어리석은 행위임에 분명하다. 서울시는 이 점을 똑바로 인지하라.

서울시가 두 번째로 내세우는 이유 또한 미술전시의 세계적 흐름과 추세에 무지한 결과다. 구겐하임, 스미소니언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박물관)들은 기발한 주제(테마)의 기획전시와 그 미술관만의 독특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들의 상설전시를 통해 대중적으로 큰 호응을 얻으며 점차 그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그들만의 특수한 사회적·예술적 가치를 담고 있는 작품들의 기획·상설전시는 세계적으로 보편적 추세인 것이다. 따라서 일반전시 공간 부족 운운하는 서울시의 논리는 미술전시의 세계적 추세와 특수성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새로 개관한 서울시립미술관의 4000여 평 공간 중에서 겨우 100평을 차지하는 민중미술 상설전시관으로 인해 일반 전시 공간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릇된 현실인식에서 나온 과도한 주장이며, 상설전시관을 설치 운영치 않으려는 의도된 왜곡임이 분명하다.

우리는 지난 5월 새로운 시립미술관이 1100만 서울 시민의 보금자리로 다시 탄생했을 때의 기대와 설렘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진정으로 1100만 서울 시민의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서울시는 위와 같은 우리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약속대로 80년대 민중미술 상설전시관을 하루 속히 설치 운영해야 할 것이다.

만약 서울시가 우리의 요구를 묵살할 경우, 우리 민족예술인들은 80년대 민중미술의 창작자이자 주인의 하나로서 과감하게 기증 작품 반환운동을 1100만 서울시민과 함께 전개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

2002년 8월 8일

사단법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민족미술인협회, 민족문학작가회의, 한국민족극운동협회, 한국민족음악인협회, 민족사진가협회, 민족굿위원회, 민족춤위원회, 민족영화위원회, 민족건축인협회, 민족서예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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