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포츠계에서 북한을 대표하는 간판 얼굴인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한국 스포츠에 우정어린 충고를 보냈다.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2006 동계올림픽에 앞서 제118차 IOC총회에 참석한 장웅 위원은 9일(이하 현지시간) 연합뉴스 취재팀과 만나 "한국은 내부적인 교통정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국제스포츠 행사에 적극적인 것은 좋은 일"이라고 밝힌 그는 "그러나 너무 많이 뛰어들다 보니 IOC에서는 혼란스러워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 8일 부산이 유치에 실패한 2009년 IOC 총회 및 올림픽 콩그레스를 포함해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4가지 국제행사를 동시에 추진중이다.
이와 관련, 장웅 위원은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이나 모두 국제스포츠행사다. 한국이 이처럼 `사두마차' 형태로 나서다 보니 대다수 IOC 위원들은 'too much ambitious(너무 야망이 많다)'라고 말한다"고 IOC 내부 분위기를 전달했다.
농구선수 출신인 장웅 위원은 조선올림픽위원회에서 20여 년 동안 활동하다 지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함께 IOC 위원으로 선출됐다. 수 년 전부터는 오스트리아 빈에 체류하며 북한 스포츠의 대외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을 비롯해 국내 IOC 위원들과도 상당한 친분을 쌓았던 장웅 위원은 박용성 IOC 위원이 최근 서울중앙지법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점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IOC에서 조만간 윤리위원회를 소집할 것으로 안다"고 밝힌 장웅 위원은 "한국스포츠로서는 위기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장웅 위원은 한국이 위기 타개 방법으로 새롭고 신선한 인물을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IOC 위원 한 명을 더 배출하려면 선수 출신을 키워야 하며 그 중에서도 여자 선수 출신일 경우 선출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한국 체육계에 진심이 담긴 조언을 했다.
장웅 위원은 동계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토리노에 머물다 빈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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