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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나의 전부"…워드의 수퍼보울 사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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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나의 전부"…워드의 수퍼보울 사모곡

[프레시안 스포츠] 올해 수퍼보울 MVP 하인스 워드

"어머니는 나의 전부였다."

6일(한국시간) 펼쳐진 제40회 수퍼보울에서 승부의 쐐기를 박는 43야드 터치다운으로 피츠버그를 26년만에 NFL(미국프로풋볼) 정상에 올려 놓은 한국계 와이드리시버 하인스 워드(30)가 경기 뒤 눈물을 흘리며 한 말이다.

워드는 이날 빛나는 활약으로 수퍼보울 MVP(최우수선수)를 거머쥐었다. 가장 미국적인 프로스포츠라고 불리는 NFL의 최고 무대에서 혼혈과 가난이라는 역경을 견뎌 온 '코메리칸' 하인스 워드가 진정한 '수퍼맨'이 되는 순간이었다.

하인스 워드는 1976년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던 아버지 하인스 워드 시니어와 한국인 어머니 김영희 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워드의 부모는 미국으로 건너간 뒤 곧 이혼했다. 처음엔 어머니에게 워드의 양육권이 있었지만 짧은 영어 탓에 변변한 일자리를 얻을 수 없던 워드의 어머니는 '양육권을 아버지에게 넘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법원의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아버지와 같이 살던 워드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에게로 돌아왔다. 이 때부터 어머니 김영희 씨는 워드를 키우기 위해 접시닦이, 식료품점 점원, 호텔 청소부 일을 동시에 하는 등 갖은 고생을 했다.

워드는 "어머니 사전에 '포기'란 말은 절대로 없었다. 어머니는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희생했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내가 얻은 교훈은 끊임없이 열심히 일해서 자신의 길을 개척하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워드가 화려함 보다는 늘 성실한 자세로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는 데에는 이처럼 어머니의 영향이 지대했다.

어머니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풋볼 명문 조지아 대학에 진학한 워드는 쿼터백, 와이드리시버, 러닝백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약하며 자신의 재능을 뽐냈다. 하지만 워드는 1998년 NFL드래프트를 앞두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쿼터백으로 뛰기에는 키가 작고, 러닝백으로 뛰기에도 느리며, 와이드리시버로서도 경험이 많지 않다는 이유 때문.

워드는 가까스로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부름을 받았고, 그 뒤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워드는 NFL의 올스타전인 프로보울에 2001~2004년까지 참가하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2005~2006 시즌을 앞두고 워드에게 문제가 생겼다. 워드는 장기계약 연장을 기대했지만 정작 소속팀에서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 피츠버그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었던 워드는 소속팀의 반응에 실망한 채 연습에 불참했다. 이를 보다 못한 빌 카우허 감독은 "너는 우리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내용의 전화로 워드를 설득했고, 워드는 연습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워드는 "카우허 감독의 말은 흔들리던 나를 다시 붙잡아 줬다. 당시 카우허 감독과의 통화는 마치 아버지와 아들 간의 대화인 것 같았다"고 밝혔다. 워드에게 오랫동안 비어 있던 아버지의 자리에 잠시 카우허 감독이 찾아 왔던 셈이다.

워드는 결국 피츠버그와 4년 장기 계약을 했고, 꿈에 그리던 수퍼보울에서 아름다운 사모곡을 썼다. 수퍼보울의 영웅 하인스 워드와 그의 어머니 김영희 씨는 오는 4월 한국을 찾을 계획이다.

NFL 결승전의 명칭은 '수퍼볼(Super Ball)'이 아니라 '수퍼보울(Super Bowl)'이다. 보울에는 풋볼 경기장이란 뜻이 있다. 과거 풋볼 경기장의 모습이 마치 우묵한 보시기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보울'은 1923년 로즈보울을 기점으로 미국의 주요한 풋볼 경기라는 의미로 발전됐고, 수퍼보울도 이렇게 명명됐다.

미국 속어로 보울의 의미는 '수프 한 사발'이다. 아들 하인스 워드를 먹여 살리기 위해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어머니 김영희 씨의 따뜻한 모성애가 되새겨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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