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칼스버그컵 4개국 축구대회에 출전 중인 한국이 29일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첫 경기에서 2대0의 완승을 거뒀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유럽팀을 상대로 파죽의 8경기 무패행진(5승3무)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3경기 연속으로 포백 수비 카드를 뽑아 든 한국은 체격 조건이 뛰어난 크로아티아의 날카로운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합격점을 받았다. 또한 '젊은 피'로 구성된 미드필드 진영도 압박 축구로 상대를 압도하며 자신감을 얻게 됐다.
경기 초반 크로아티아의 기세에 눌렸던 한국은 전반 28분 이동국이 골 지역 오른쪽 사각에서 터닝 슛을 시도했지만 상대 골키퍼가 쳐냈다. 골키퍼가 쳐낸 공을 보고 문전으로 돌진하던 이천수는 논스톱 발리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의 육탄 방어로 아쉽게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36분 왼쪽 윙백으로 나선 김동진이 중원에서 볼을 받아 30여m의 호쾌한 장거리 슛을 성공시켰다. 이날 왼쪽 측면에서 부지런한 돌파를 했던 정경호가 상대 수비진의 시선을 뺏는 사이에, 김동진이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후반 5분 한국은 쐐기골을 뽑아냈다. 이운재의 골킥으로 받은 이동국은 볼을 트래핑한 뒤 곧바로 오른쪽 측면으로 돌진하던 이천수에게 완벽한 로빙 패스를 연결했다. 이에 이천수 역시 완벽한 오른발 대각선 땅볼 슛으로 화답하며 두번째 골을 만들어 냈다. 이천수의 골도 좋았지만 최전방 중앙 공격수로서 골킥을 잡아내 절묘한 어시스트까지 기록한 이동국의 플레이는 더욱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기 뒤 크로아티아의 즐라트코 크라니차르 감독도 "오늘 경기에서 한국의 이동국이 특히 잘한 것 같다"며 이동국을 칭찬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크라니차르 감독은 중원에서 강한 압박축구를 구사한 김정우의 플레이에도 좋은 평가를 내렸다. 이날 아드보카트 감독은 대표팀의 '젊은 피'인 이호, 백지훈, 김정우를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이호와 김정우는 포백 수비 앞에서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역할을 충실히 해냈고, 백지훈도 상대 미드필더와의 볼 다툼에서 좀처럼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드보카트 감독도 크로아티아 전에서 맹활약한 이들 중원의 '젊은 피'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늘 경기에서 미드필더들이 특히 좋은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오늘 뛴 미드필더들은 어린 선수들이다. 여기에 해외파가 가세한다면 더욱 강해질 것이다."
포백 수비도 점차 안정감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최진철, 김상식이 중앙 수비수로 뛰고, 김동진과 조원희가 각각 좌우 측면을 지킨 한국은 몇 차례 크로아티아의 날카로운 스루 패스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선수들의 협력 수비가 비교적 잘 이뤄졌다는 평가다. 일자 형태를 이루는 포백 수비는 상대의 창조적인 공간 패스에 의해 쉽게 무너지는 약점이 있다. 이 때문에 포백 수비는 스리백 수비에 비해 수비수 간의 유기적인 호흡이 더욱 필요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오늘은 공격 라인이 수비에 많이 가담해줬기 때문에 수비가 잘 이뤄진 측면이 있다. 물론 수비수들도 잘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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