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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더 차일드 The Ch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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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포인트] 더 차일드 The Child

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출연 제레미 레니에, 데보라 프랑수아, 올리비에 구르메 수입,배급 스폰지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시간 100분 | 2005년 벨기에의 퇴락한 공업 도시 세랭. 좀도둑질과 구걸로 살아가는 소년 브뤼노(제레미 레니에)는 여자친구 소니아(데보라 프랑수아)와의 사이에서 의도하지 않은 아들 지미를 얻는다. 아버지가 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브뤼노는 아들에 대한 사랑을 전혀 느끼지 못한 채 여자친구와 함께 살게 된 것만을 기뻐한다. 소니아는 브뤼노에게 취직할 것을 권하지만 브뤼노는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아들을 태운 유모차를 끌고 다니며 구걸을 하던 브뤼노는 암시장에 아기를 팔아버린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소니아는 극도로 충격을 받는다. 뒤늦게 제 자식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한 브뤼노는 함께 좀도둑질을 하던 패거리의 꼬마와 오토바이 날치기를 시도하는 등 돈을 구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나 상황은 점점 나빠져만 간다. <더 차일드>는 벨기에 출신의 형제 감독 다르덴의 여섯 번째 극영화 연출작이다. 극영화로 데뷔하기 전 공업도시에 사는 빈민과 노동자들의 을씨년스러운 삶의 풍경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이름을 알린 다르덴 형제 감독은 1986년 극영화 데뷔작 <거짓>부터 <약속>(1996),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로제타>(1999), <아들>(2002), <더 차일드>(2005)에 이르기까지 줄곧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그리는 작품들을 주로 만들어왔다. <더 차일드> 역시 정상적인 삶에서 벗어나 구걸과 좀도둑질로 살아가는 거리의 아이들의 삶을 극적인 과장 없이 건조하게 묘사한다.
더 차일드 ⓒ프레시안무비
극단적인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다르덴 형제 감독은 핸드헬드 카메라로 거리의 소음까지 고스란히 화면에 옮겨놓는다. 마치 동네 사람들을 무턱대고 찍은 듯한 느낌이 들 만큼 철저하게 현장성이 강조된 화면은 여느 극영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극사실주의적인 느낌을 준다. 다르덴 형제 감독의 영화에는 화려한 쇼의 세계 대신 실존의 위기 앞에 놓인 인간들만이 존재할 따름이다. 얼떨결에 자기 자식을 팔아치운 브뤼노가 아이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부딪치는 냉혹한 사회의 모습이야말로 다르덴 형제 감독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다. 다르덴 형제 감독의 영화가 종종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더 차일드>는 스스로를 '네 개의 눈을 가진 한 사람'으로 표현하는 다르덴 형제 감독의 예리한 관찰로 탄생한 작품이다. 다르덴 형제는 <아들>을 찍던 중 거리에서 한 소녀가 잠든 신생아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의 눈에는 유모차를 무심히 끌고 빙글빙글 돌고 있는 소녀가 불안해 보였다. 아이 아버지가 되기에는 너무 어린 소년이 자신의 아이를 파는 <더 차일드>의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다르덴 형제는 자신의 아이를 팔아치운 브뤼노가 대가를 치르는 상황을 미화하지 않고 묘사함으로써 생존과 윤리적 선택 상황에 놓인 미약한 인간의 모습을 잡아낸다. 다르덴 형제 감독은 브뤼노를 섣불리 단죄하거나 동정어린 시선을 보내는 대신 냉정하게 브뤼노의 처지를 보여줌으로써 판단은 관객의 몫으로 남겨놓는다. 이 영화로 다르덴 형제 감독은 <로제타>에 이어 두 번째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국내에서는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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