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사부일체>가 난리가 났다. 아니 정확하게는 <투사부일체> 때문에 <홀리데이>가 난리가 났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는 지난 주 새로 개봉한 영화 두 편 때문에 극장가가 난리가 났다. <홀리데이>의 제작사 현진시네마는 23일, CJ가 운영하는 멀티플렉스 CGV의 횡포로 영화를 조기 종영하겠다는 '울분이 가득 담긴'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에 배포했다. <홀리데이>의 서울 주말 관객수는 6만8천 명 수준, 전국 관객수는 약 31만 명이었다. 이에 반해 <투사부일체>는 한마디로 거의 '굉음' 수준의 관객몰이를 했는데 서울 관객은 약 33만 명, 전국 관객은 무려 167만 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영화계 한편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다소 '혀를 끌끌 차는' 분위기. 예컨대 11개 스크린이 마련돼 있는 강변CGV의 경우 5개관을 <투사부일체>에 내줬던 것. 이런 상황, 곧 배급독점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단위의 관객몰이를 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상 문제였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투사부일체>는 전국 450개 스크린에서 개봉됐으며 이런 분위기를 타고 단박에 박스오피스 순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다음 주와 그 다음 주의 상황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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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부일체 ⓒ프레시안무비 |
솔직히 <투사부일체>와 <홀리데이>의 다툼은 그리 큰 관심사가 되지 못했다. 사람들이 지금 더 관심 있는 건 <왕의 남자>의 흥행세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느냐는 것. 그리고 앞으로 얼마 더 계속 이어지겠느냐는 것이다. <왕의 남자>는 <투사부일체>의 초반 흥행기세에 밀려 2위 자리로 내려 오긴 했지만 여전히 '스테디셀러'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난 주말만 하더라도 서울에서만 26만 명 정도를 추가해서 전국 관객수를 640만 명 선까지 올려 놓는데 성공했다.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에서는 조심스럽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주 당연하게 '천만관객 가능說'을 슬쩍슬쩍 흘리고 있다. 하기야, 그게 뭐 그리 불가능한 일도 아닌 것이 이번 주말은 1년 중 대목 가운데 대목이라는 설날 연휴가 있는 주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어떻게 이번 주말을 보내느냐에 따라 천만관객의 가능성 여부에 종지부가 찍힐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천만 관객이 또 뭐가 그리 중요하겠는가. 이 영화는 크게 흥행을 했다는 것 자체에 의미부여가 가능한 작품에 해당한다. 이 영화가 이렇게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은 거의 없다. 그만큼 이 영화의 성공은 충무로에 있어 신선한 충격이자 새로운 가능성이다. 그래도 한국영화계가 내부적으로 튼튼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작품이다. <말아톤>과 <웰컴 투 동막골> 등으로 지난 한해 승승장구했던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올해를 시작하자마자 다소 '죽을 쑤고' 있는 분위기다. <야수>가 기대했던 것보다 터져주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영화전문가들 가운데는 그보다는 쇼박스의 올해 라인업 가운데 별로 신통방통한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사람도 있다. 어찌 됐든 <야수>는 지난 주말 겨우 3만5천명 가량을 보태 전국적으로는 간신히 90만 명을 넘긴 상태다. 이런 상황이라면 종영을 준비해야 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인 권상우는 어느 TV연예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이 출연하는 영화가 천만 명을 넘기는 게 올해의 소원이라고 했고, 또 다른 주인공인 유지태는 무대인사를 통해 자신들의 영화가 대박 날 것 같다며, 어쩌죠, 라고 얘기했지만 이 모두 지금 관객들이 원하는 것을 잘 몰랐던 '방정'일 뿐이었다. 쇼박스에서는 일본 수출을 통해 이 영화의 BEP는 이미 오래 전이라며 위안을 삼는 분위기지만 영화는 자국 내에서의 승리가 먼저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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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용 영화로 기대를 모았던 <투 브라더스>는 기대를 훨씬 밑도는 성적을 나타냈지만 이렇게 된 데는 같은 배급사인 CJ가 아무래도 <투사부일체>에 '올인'한 것에 따른 결과였던 것으로 보인다. 3D 입체영화로 아이맥스관에서 상영된 <폴라 익스프레스>가 아쉽다. 영화 테크놀로지의 눈부신 발전을 한껏 목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단관 개봉 수준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없는 처지다. 그래도 만천 명 수준을 넘겼다. 기묘하게도 <투사부일체>에 버금가는, 선전을 펼쳤다는 얘기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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