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청연>이 뜻하지 않은 친일논란으로 흥행에 결정적 타격을 입은 후 충무로에는 이 영화의 투자배급을 맡았던 코리아픽처스의 존폐 여부에 대한 소문이 심상치 않다. <청연>은 1월 19일을 기준으로 전국 50만 명 남짓한 관객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연>의 예상 손익분기점은 500만 명 선이었다. 코리아픽처스의 관계자는 "<청연>에 투자된 100억 원 가까운 돈이 거의 전액 손실 처리되게 생겼다"고 밝혔다. 코리아픽처스는 당초 영화사 씨네라인2에서 제작을 맡았던 <청연>의 제작 전권을 위임 받아 투자와 제작 모두를 담당했다. <청연>에 투자된 자금 대부분은 코리아픽처스와 코리아픽처스의 모회사인 창투사 미래에셋에서 책임졌다. 흥행 실패에 대한 위험 분산이 전혀 안 된 상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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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연 ⓒ프레시안무비 |
<청연>은 개봉 직전 영화의 실존했던 주인공 박경원에 대한 친일 논란이 불거지면서 흥행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리아픽처스의 관계자는 "<청연>의 흥행 실패는 배급 시기 등의 상황도 있었겠지만 개봉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불거진 친일 논란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아픽처스는 이미 <형사>로 상당한 손실을 입은 상태여서 <청연>의 흥행 실패가 더욱 치명타가 되는 상황이다. 코리아픽처스는 현재 김정은과 이범수가 주연을 맡은 <잘 살아보세> 한 편을 제외하면 아직 뚜렷한 2006년 투자 작품을 확정 짓지 못한 상황인데다 제작이 70%까지 이루어진 상황에서 다른 메이저급 영화사에 영화 판권을 넘길 것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충무로에서는 코리아픽처스가 앞으로 영화사업을 계속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코리아픽처스의 모회사인 미래에셋이 더 이상 영화사업을 계속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코리아픽처스는 2001년 <친구>로 당시로서는 최고 흥행 기록이었던 80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준 메이저 투자회사로 발돋움했다. 회사 설립 당시부터 코리아픽처스를 이끌었던 김동주 현 쇼이스트 대표가 독립하면서 잠시 주줌하는 듯 했지만 정헌조 대표 체제로 개편해 <어린신부><신부수업> 등의 흥행작을 내놓았었다. 그러나 역시 정헌조 대표도 코어시네마로 독립하면서 현 김재영 대표 체제로 <형사>와 <청연>을 개봉했다. 하지만 두 편 모두 흥행에서 실패했다. 충무로에서는 코리아픽처스가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등 일련의 대작들이 흥행에 참패하면서 기력을 잃었던 튜브엔터테인먼트의 뒤를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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