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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정책 한계봉착, 햇볕이란 말 안쓰겠다"

노무현, 대북정책도 DJ와 차별화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가 김대중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김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서 주목된다.

노무현 후보는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일본 주요신문 논설위원들과의 면담에서 햇볕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자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대화와 개방유도, 신뢰, 전쟁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핵심이고, 이 부분에 동의하나 정책시행 과정에 몇 가지 문제가 있었고 한계에 봉착한 것 같다"며 "햇볕정책이란 명칭은 남한에서 지지를 잃고 있어 이 명칭을 계속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노 후보는 또 "정책추진 과정에 국민적 동의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실행함으로써 많은 장애를 받게 됐다"며"특히 2000년 6.15정상회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지 않느냐고 의심받는 것도 문제"라고 햇볕정책 추진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노 후보는 또한 최근 남북관계 교착과 관련, "최근에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은 상황의 변화도 있지만 북한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 국제적ㆍ외교적ㆍ의례수준을 벗어나는 행동, 특히 서해교전도 장애라고 본다"고 북한의 책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어 서해교전후 정부대응과 관련, "그동안 한국정부는 북한의 예외적, 벗어나는 행동, 도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관해 관대하고 침묵해 왔으나 이제 국민정서는 더 이상 가져가기 힘든 상황으로 왔다"며 "한국정부도 서해교전에 대해 사과와 재발방지를 확실히 요구하고 대북관계 진행을 부분적으로 중단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정부의 미온적 대응방식을 비판했다.

노 후보는 그러나 자신의 주장이 한나라당측 주장과 흡사하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그럴 경우에도 신뢰를 파괴하고 남북관계의 기조를 파괴하는 행위 등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한나라당과 우리가 다른 점이다"고 해명했다.

노 후보는 그러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해선 "나는 (김위원장과 합리적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인식에 동의한다. 왜냐하면 제가 북한대사를 겸임하고 있는 주한 남미 외교관을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 분이 김정일위원장은 약속을 지킬 사람이라고 했다. 그 외교관의 말도 말이지만, 신뢰를 보내고 해야 대화가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해 집권할 경우 김정일 위원장과의 대화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정가에서는 노 후보가 햇볕정책에 대해 우회적 형태로나마 비판을 가하고 나선 것 자체를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가에서는 노 후보의 이같은 변화를 8.8 재보선과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대북정책에서도'DJ와의 차별화'에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노 후보 측 공보팀은 그러나 노 후보의 '햇볕정책 한계봉착' 발언이 화제가 되자 "일부 기자들이 중간에 들어와서 보도 내용이 앞쪽의 기본적인 골격유지라는 노 후보의 발언이 빠진 채 나가서 혼란이 온 것일뿐"이라며 "햇볕정책의 기조는 유지하되 그 올바름을 국민에게 잘 설명하고 야당에게도 이해를 구하겠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노 후보의 한 측근인사는 "사실 노 후보에게는 햇볕정책이 선거때 의심과 오해의 소지가 되었고 도움도 안 됐다"며 "기본적인 기조는 어느 정도 유지하되 좀 더 합리적인 정책으로 가겠다는 뜻으로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노 후보는 지난 1일 서해교전 후 열린 통일부와의 당정협의에서도 "대북정책 전반에 대해 새로운 검토가 필요하다는 국민의 새로운 문제제기가 있는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노무현후보와 일본 언론인간 남북관계 발언 녹취록**

질문 : 햇볕정책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노무현 :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대화와 개방유도, 신뢰, 전쟁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핵심이고, 이 부분에 동의한다. 그러나 시행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가 있고 한계에 봉착한 것 같다. 우선 햇볕정책이라는 명칭에 문제가 있다. 북한에서도 그렇고, 특히 이 명칭은 계속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정책추진과정에서 국민적 동의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실행함으로써 많은 장애를 받게 되었다. 특히 2000년 6.15정상회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지 않느냐고 의심받는 것도 문제다. 대통령이 되면 이런 점을 시정하여 새로운 정책을 펴 나갈 생각이다. 기조는 국민의 정부의 정책을 유지한다. 추진과정에서 야당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야당의 동의를 얻고 그 후 국민적 합의수준을 높임으로써 대북정책을 추진해 갈 것이다.

질문 : 구체적으로 추진사안이 있느냐. 소개해달라. 6.15선언 이후, 이전과 달라진 점이 없는데 어떤 이유인지 답변 달라.

노무현 : 그동안 남북관계에는 합의하고 이행하지 않는 것이 늘 반복됐다. 그 이유는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적 상황, 즉 주변상황 때문이고 또 하나는 북한 외교를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최근에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은 상황의 변화도 있지만, 북한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 국제적ㆍ외교적ㆍ의례수준을 벗어나는 행동, 특히 서해교전도 장애라고 본다.

그동안 한국정부는 북한의 예외적, 벗어나는 행동, 도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관해 관대하고 침묵해 왔다. 이제 국민정서는 더 이상 가져가기 힘든 상황으로 왔다. 그래서 한국정부도 서해교전에 대해 사과와 재발방지를 확실히 요구하고, 대북관계 진행을 부분적으로 중단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신뢰를 파괴하고 남북관계의 기조를 파괴하는 행위 등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한나라당과 우리가 다른 점이다.

질문 : 남북회담 이후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을 신뢰할 사람이라고 하고 부시는 그를 신뢰 못할 사람이라고 했는데 후보의 입장은 무엇인가?

노무현 : 두 분이 사용한 신뢰가 서로 다른 것 같다. 김대중대통령은 합리적 대화를 할 수 있고, 약속을 하면 지켜질 수 있는 대화 상대로서 얘기한 것 같다. 부시대통령의 신뢰할 수 없다는 말의 의미는 대량살상무기를 유지한다든지, 미국이 내놓은 규율, 질서를 일탈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라고 본다. 저는 김대중 대통령의 인식에 동의한다. 왜냐하면 제가 북한대사를 겸임하고 있는 주한 남미 외교관을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분이 김정일 위원장은 약속을 지킬 사람이라고 했다. 그 외교관의 말도 말이지만, 신뢰를 보내고 해야 대화가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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