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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 연장안' 가까스로 정족수 채워 국회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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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 연장안' 가까스로 정족수 채워 국회 통과

민노당 전원 퇴장…예산안․부동산관련법도 본회의 통과

국회는 30일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를 열어 새해 예산안과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 등 예산 부수법안,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 등을 처리했다. 파병연장 동의안 처리를 무산시키려던 민주노동당의 표결 '보이콧' 호소는 끝내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반미면 어떠냐고 했던 노 대통령이…"**

국회는 이날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파병 기한을 내년 말까지로 1년 간 연장하는 내용의 파병연장 동의안을 처리했다. 동의안은 내년 상반기부터 부대 규모를 2300명 이내로 조정하기 시작하도록 하고 있다. 파견 임무는 일정 책임 지역에 대한 평화정착과 재건 지원이고 파견경비는 우리나라가 부담하도록 돼있다.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 9명은 파병 연장안 표결 직전에 전원 퇴장했으나 정족수 미달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표결 결과는 재석의원 158명 가운데 찬성 110명, 반대 31명, 기권 17명이었다.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 민주당 손봉숙 의원 등은 퇴장하지 않고 표결에 참여해 반대표를 던졌다.

표결에 앞서 민노당 천영세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한나라당이 불참한 상황에서 한국 내에 평화세력의 존재를 세계에 알리고 철군 논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중요한 자리"라며 부결을 호소했다.

천 의원은 "지난해 12월 31일 이 자리에서 파병 연장안에 반대표를 당당히 찍은 63명의 동료 의원과 기권을 통해 찬성하지 않은 54명의 의원들은 자발적 선택으로 동의안을 부결시켜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반대토론자로 나서 "옳지 않은 길을 알면서도 무조건 따라가는 길이 우방인 미국을 돕는 것이냐"며 "우리 국회는 명분 없는 파병을 반드시 중단시켜야 한다. 국회만이 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가 훗날 정치생활 마감하는 자리에서 파병에 반대하지 못한 것이 크나큰 후회로 남지 않기를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 시절 '미국에 안 가본 사람은 대통령 못 되느냐, 반미면 어떠냐'고 했음에도 이런 대통령이 작년에 세계 어느 나라도 하지 않은 대규모 병력을 부도덕한 전쟁에 파견했다"고 직격했다. 그는 "대통령과 정부가 단호하게 미국에 대처했으면 오늘 나와 동료 의원들의 심적 괴로움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새해 예산 144조8076억…올해 대비 7.8%↑**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 144조8076억 원의 내년도 일반회계 예산안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의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는 올해 대비 7.8% 증액된 것으로 정부안의 8.4%보다 0.6%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특별회계는 57조1648억 원으로, 기금운용 규모는 358조1727억 원으로 각각 확정됐다.

이로써 총 재정지출의 삭감 규모는 1조5183억 원으로 집계됐다. 세출 예산이 축소됨에 따라 발생한 재원은 국가 채무를 줄이는데 사용키로 하고 당초 9조 원으로 책정됐던 국채발행 규모를 7조9000억 원으로 1조1000억 원 삭감했다.

국방비의 경우 전력투자비 중 집행상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된 일부 사업비를 감액하고 병영시설 개선과 현역별 건강보험 부담금, 분대장 활동비 등 장병 복지관련 예산은 증액했다.

또한 사회복지비를 1조3201억 원으로 늘려 기초생활 보장자와 차상위 소득계층에 대한 지원과 보육예산, 장애인 지원 예산을 늘리고 서민 주택난 해소를 위해 국민주택기금을 증액하기로 했다. 이 외에 쌀 협상 비준 후속조치를 위해 농업 부문에 7199억 원을 증액했다.

예산안 표결에선 재석의원 163명 중 민주당 김종인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8.31 부동산 대책 관련법도 처리**

종부세법, 소득세법 등 예산 부수법안도 처리됐다.

종부세법 개정안은 과세기준 금액을 현행 공시가격 기준 9억 원에서 6억 원으로 하향조정하고, 과세방법을 인별 합산에서 세대별 합산으로 변경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또한 현재 50%인 과표적용률을 2009년까지 연차적으로 100%로 인상하고 세부담 상한을 현행 전년 대비 1.5배에서 3배로 상향조정했다.

세율체계도 세분화해 6억 원에서 9억 원까지는 1%, 9억 원에서 20억 원까지는 1.5%, 20억 원에서 100억 원까지는 2%, 100억 원 이상은 3%의 세율이 적용된다. 또한 보유세 증가 상한선을 현행 150%에서 300%로 상향 조정하며 과표적용률을 내년 70%, 오는 2009년 100%까지 높이도록 했다.

1가구 2주택자의 양도소득세율을 현행 9∼36% 누진세율 체계에서 50% 단일세율로 중과세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3주택에 대해선 종전대로 60%로 과세한다.

이와 함께 법인이 비사업용 토지를 양도할 때 법인세에 추가해 특별부가세(30%)를 부과하도록 하는 법인세법 개정안, 3년 이상 자경농지를 대토할 때 전액 비과세하는 조세감면 혜택을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처리했다.

기반시설의 설치를 유발하는 건축행위에 대해 부담금을 물려 70%는 지방자치단체에, 30%는 국가에 배분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기반시설부담금법안도 통과됐다. 이로써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8.31 부동산 대책 관련 후속입법은 마무리됐다.

종부세법 개정안은 민주당 김종인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고, 소득세법 법인세법 조세특례제한법은 민노당 의원들이 기권표를 던졌다.

***박근혜, 해 넘겨 '강경투쟁' 예고…끝나지 않은 '强대强' 대립**

예산안이 연내 처리되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는 가까스로 피했으나, 제1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처리된 데 따른 정치권의 공방은 해를 넘겨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은 이계진 대변인은 "새해 투쟁을 계속해서 현 정부에 대한 조종을 울릴 것"이라고 비난 강도를 높였다. 이 대변인은 "예산안 단독 처리는 반민주주의, 반의회적 발상"이라며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55년 헌정사에 유례가 없는 초초의 나쁜 기록을 남기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날치기를 그토록 반대하던 사람들이 수가 많고 힘이 강해지니까 더 오만하게 단독국회와 날치기 국회를 일상으로 하고 있어 개탄스럽다"고 비난했다.

박근혜 대표도 신년사를 통해 "나라의 근본을 흔들며 국민통합을 가로막는 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고 우리의 미래를 지켜내는 중심이 될 것"이라며 "나라가 잘못된 길로 갈 때는 과감하고 치열하게 바로잡겠다"고 지속적인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내년 1월에도 사학법 반대 투쟁의 일환으로 주 단위의 촛불집회를 이어가기로 했으며, 광역-기초의원들을 대상으로 사학법 교육 등을 추진하기로 해 한나라당의 '엄동설한 장외투쟁'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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