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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 둥글다…축구, 삶과 죽음의 문제보다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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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 둥글다…축구, 삶과 죽음의 문제보다 중요"

[프레시안 스포츠]獨월드컵 태극전사들이 명심해야 할 잠언

내년 1월 15일부터 6주간 계속될 전지훈련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어떤 성적을 낼까?

*** "공은 둥글다"**

한국은 독일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역대 월드컵 사상 최고의 조 편성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입장이다. 프랑스, 스위스, 토고 순으로 한국의 조별 리그 상대의 전력을 평가하기보다는 세 팀을 모두 같은 선상에 놓고 철저한 분석을 해야 한다. 축구 경기에서 항상 공은 둥글기 때문이다.

'공은 둥글다.' 이 말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최강 헝가리를 제압하고 '베른의 기적'을 창조한 서독 감독 제프 헤어베르거(77년 작고)가 남긴 축구계의 잠언. 헤어베르거의 말은 의외성이 큰 축구 경기의 특성을 가장 적절히 표현한 것. 상대가 약체라고 해도 허투루 대하지 말아야 하고, 상대가 강팀이라면 이변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다.

헤어베르거 감독은 '공은 둥글다'는 잠언을 가장 중요한 순간에 실천했다. 1954년 월드컵에서 전설적 스트라이커 페렌츠 푸스카스 등 호화진용을 갖춘 헝가리의 우승은 '떼논 당상'이었다. 서독도 예선에서 헝가리에게 3대8의 대패를 당했다. 하지만 헤어베르거가 이끄는 서독은 0대2로 뒤지다 내리 세 골을 몰아 넣으며 감격적 우승을 차지했다. 서독이 월드컵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대이변을 연출한 서독과 헤어베르거 감독에게 찬사가 쏟아졌다.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조별 리그 상대 팀 중 누가 뭐라 해도 프랑스가 가장 강하다. 스위스는 프랑스에 비해 개인기는 떨어지지만 조직력이 앞선다는 분석이 많다. 반대로 월드컵에 처녀 출전한 토고가 가장 약하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팀 가운데 만만한 팀은 없다. 한국이 토고를 얕보지 않고 철저하게 대비를 하는 한편, 프랑스와의 경기에서는 기 죽지 않고 자신감있게 플레이를 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과 조별 리그에서 맞붙는 세 팀에게는 각각 강점과 약점만이 존재할 뿐이다. 누가 강팀인지 또는 누가 약팀인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 "축구 경기는 삶과 죽음의 문제보다 중요하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축구계에는 고민이 있었다. 역대 월드컵 사상 개최국이 단 한 번도 16강 이하의 성적을 냈던 적이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은 공동 개최국이자 숙명의 라이벌인 일본보다 부진한 성적을 내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노심초사했다.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던 태극 전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정신력 무장이 잘 돼 있었다. 히딩크 감독의 강력한 파워 프로그램 훈련을 이겨냈고, 잉글랜드, 프랑스 등과의 평가전에서 좋은 경기를 했던 한국의 선수들은 자신감과 강한 체력도 갖추게 됐다.

'경기장에서 쓰러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 뛰겠다'는 선수들의 정신력은 이미 월드컵 대회 직전에 약속된 병역 혜택과 월드컵 경기마다 계속된 전 국민들의 열성적인 응원으로 더욱 탄력을 받았다.

"어떤 사람들은 축구가 삶과 죽음의 문제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태도가 매우 실망스럽다. 축구는 삶과 죽음의 문제보다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섬뜩한 전율마저 느껴지는 이 말은 축구 선수에게 열정과 투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하는 것이다. 제 아무리 뛰어난 기량의 소유자라고 해도 열정을 잃으면 살아서 꿈틀거리는 플레이를 할 수가 없다는 의미도 숨어 있다. 잉글랜드 리버풀의 명장이었던 빌 섕클리(81년 작고)는 이 한 마디로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영원한 전설로 남아 있다.

위기 의식에서 출발한 탓에 선수들이 강한 정신력으로 똘똘 뭉쳤던 2002년 월드컵처럼 2006년 월드컵에서도 태극 전사들이 잊지 말아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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