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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살리기 위한 스님들의 '3보1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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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살리기 위한 스님들의 '3보1배'

7시간동안 고행행진, 가톨릭신부도 동참

1백여명의 스님들과 불자, 다른 종교 성직자들이 18일 오전 10시 서울역 광장에서 조계사에 이르는 거리를 7시간에 걸쳐 세 걸음 걸은 뒤 한 번씩 절하는 '삼보일배(三步一拜)'의 고행 행진을 가졌다.

3보1배의 3보란 욕심, 성냄, 어리석음을 나타내는 탐진치(貪賑痴)를, 1배는 이를 뛰어 넘으려는 의지를 가리키는 것으로, 평소 스님들이 수행과정에 하는 고행이다. 시위 목적의 3보1배는 지난해 5월 새만금 간척사업의 저지를 위한 기도 이후 두번째다.

이날 고행행진은 수도권 교통난 해소를 이유로 북한산을 관통하는 서울외곽순환도로 건설을 강행하는 데 대한 항의의 표현인 동시에, 인간의 삶과 자연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지경에 이른 인간들의 탐욕과 이기심까지도 참회하는 의미로 열렸다.

그러나 정부와 업계는 이번 순환도로가 총 공사비 2조2천억원짜리 초대형 공사로 중도에 공사를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공사진행 여부와 공사 취소시 야기될 배상금 문제를 둘러싸고 큰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치인이나 당국을 탓하기 전에 우리부터 산을 파괴하지 않았나 참회해야"**

이날 의식에 참석한 불교환경연대의 법현스님은 3보1배를 시작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국립공원인 북한산 내에 높이 10미터 폭 50미터의 터널이 산을 관통하는 고속도로를 낸다는 발상은 스님들의 수행을 떠나서 환경의 파괴를 부르는 일"이라며 "산 속으로 하루 14만대의 차량이 다닌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정부의 의식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외곽순환도로의 북한산 관통을 막기 위해 작년말부터 경기도 송추 공사현장에 도량을 짓고 농성을 해온 수경스님도 "정치인이나 당국을 탓하기 전에 먼저 우리(불교계)가 산을 파괴하지 않았나 반성하고 참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도에 참석한 한 스님들은 "단순히 도로주변 사찰들의 문제가 아니라 큰 스님들도 회의를 거쳐 '끝까지 버티라'는 말씀을 내리신 상태"라고 전하며 "불교계 전체가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들은 기도 중에 외곽도로 컨소시엄 업체중 하나인 LG건설의 서울역 맞은편 본사 앞에 들러 20배를 하며 회사와 관계자들을 위해 기도하기도 했다.

이날 3보1배 행진에는 동승선화로 유명한 원성스님, 수경스님, 양산스님(조계종 총무원 부장), 종호스님(처마선원 도감)외에도 가톨릭의 문규현 신부 등 다른 종교계 인사들도 함께 동참하며 3보1배를 해 주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법원은 공사중단 결정, 정부와 업계는 공사강행**

일산-퇴계원 외곽순환도로(36㎞)의 건설을 추진중인 한국도로공사, LG건설 등 7개 컨소시엄은 지난 97년 북한산 국립공원 터널화를 확정한 뒤 98년 공사에 착공, 2006년 개통될 예정이었으나 의정부 우회노선을 주장하는 종교계와 환경단체 등의 반발로 공사가 지연됐다.

이 공사는 민간기업 컨소시엄의 민자사업으로 추진돼 왔으며 민자 1조4천16억원, 용지보상비 4천4백33억원, 국고 4천3백32억원 등 총 2조2천781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서울지법 북부지원은 그러나 지난 16일 순환도로의 북한산관통터널 등 일부구간에 대해서는 인근사찰들이 제기한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와 시공업체인 LG건설측은 그 외 구간의 공사는 일단 강행한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도 갈등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이번 공사가 중단될 경우 정부가 그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북한산 관통터널과는 별도로 서울대가 위치한 관악산 일대도 순환도로 공사가 예정돼 있으며 이에 대해 지난달 서울대 총장선거에 후보로 출마한 교수들도 한 목소리로 이를 저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어,순환도로를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 증폭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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