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과 마찬가지로 내년 3월 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 참가하는 야구 국가대표팀도 무한경쟁 체제를 선언했다.
야구 국가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은 코칭 스태프와 함께 20일 서울 청담동 프리마 호텔에서 WBC에 뛸 대표 선수 29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30명으로 구성되지만 '제구력 아티스트' 서재응이 아직 자신의 거취 표명을 하지 않아 29명만 확정됐다.
김인식 감독은 "서재응은 대표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 내년 1월 초에 서재응이 자신의 입장을 밝힐 때까지 기다리겠다. 만약 서재응이 못 뛴다고 한다면 나머지 투수 중 1명을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대표팀의 주전 자리는 내년 2월로 예정된 후쿠오카 전지 훈련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찬호의 경우도 중간으로 쓸지 선발로 쓸지 전지 훈련에서 상태를 보고 결정할 것이다. 1루수에도 이승엽과 최희섭 중 누구를 내세울지 아직은 모른다."
김 감독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이런 이유로 2루수와 유격수를 겸할 수 있는 김종국, 김재걸, 김민재나 수비도 할 수 있고 대주자와 대타 역할까지 해낼 수 있는 좌타자 이진영이 외야수로 선택 받았다. 김 감독이 "이승엽도 외야에서 활약할 수 있다"고 말한 까닭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가운데 김재걸은 '멀티 플레이어' 프리미엄을 가장 톡톡히 본 선수. 김재걸은 지난 8일 60명의 1차 대표팀 명단에 턱걸이로 합류했다. 당시 외야수 심정수가 뽑혔지만 어깨 부상으로 인해 내년 5월에나 복귀가 가능한 상황이라 내야수 요원 김재걸이 대신 선발된 것.
대표팀의 타격 코치와 벤치코치를 겸하고 있는 현대 김재박 감독은 "유격수는 경험이 중요할 것 같아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박진만과 김민재를 선발했고, 손시헌을 제외했다"고 말했다.
김인식 감독은 2루수에 수비가 좋은 김종국, 김재걸을 선택했다. 안경현도 이들과 경합했지만 수비력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 제외했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결정적인 순간 2루수가 타석에 들어서면 좌우 대타 요원인 이진영과 김태균을 사용할 뜻도 내비쳤다.
김 감독은 이어 "봉중근은 국내파 좌완 투수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변화구가 좋은 투수다. 지난주 우연한 기회에 봉중근이 불펜 투구를 하는 모습을 봤는데 변화구도 좋았고 공도 낮게 구사됐다"며 중간계투는 물론이고 선발로도 쓸 수 있는 '다목적 카드' 봉중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포수 부문에서 진갑용과 홍성흔은 기량이나 성적 면에서 월등하다. 하지만 조인성은 포수 중 가장 어깨가 강한 선수다. 상대 팀의 도루를 저지해야 할 때 조인성을 히든 카드로 사용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표팀의 투수코치를 맡은 선동열 삼성 감독은 이혜천이 명단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올 시즌 막판에 전병두가 이혜천에 비해 구위가 좋았다. 좌완 투수 가운데는 구대성 처럼 경험있는 선수가 있기 때문에 이혜천보다 전병두와 같이 힘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투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WBC 대표팀 명단
*투수(12명): 박찬호(샌디에이고) 구대성(뉴욕 메츠) 김선우 김병현(이상 콜로라도) 봉중근(신시내티) 배영수 오승환(이상 삼성) 박명환 정재훈(이상 두산) 정대현(SK) 손민한(롯데) 전병두(기아)
*포수(3명) : 진갑용(삼성) 홍성흔(두산) 조인성(LG)
*1루수(3명) : 이승엽(롯데 마린스) 최희섭(LA 다저스) 김태균(한화)
*2루수(2명) : 김재걸(삼성) 김종국(기아)
*유격수(2명) : 박진만(삼성) 김민재(한화)
*3루수(2명) : 김동주(두산) 김한수(삼성)
*외야수(5명) : 박한이(삼성) 박재홍(FA.전 SK) 이진영(SK) 이병규(LG) 이종범(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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