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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바다 금지' 법원결정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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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바다 금지' 법원결정 파문

1천여 유사 사이트 난립, 저작권료 등 대안 모색

네티즌들의 공유문화와 음반사들의 저작권 사이에 논란이 됐던 음악파일 공유사이트 '소리바다'에 대해 한국음반산업협회 박경준 회장 등 회원 16명이 낸 '음반복제 등 금지가처분 신청'이 11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1부(재판장 김선혜 부장판사)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소리바다를 이용해 박 회장 등이 음반제작자로 돼 있는 노래가 들어있는 MP3 파일을 업로드 또는 다운로드하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한 현재 소리바다 서비스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서버 3대를 소리바다 서비스 또는 같은 방식의 서비스를 위해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결정도 내렸다.

***음반업계 일제히 환영**

이번 법원의 결정에 대해 IMF 이후 5년간 계속되는 불황을 겪으며 MP3나 인터넷을 통한 무단복제를 주요 원인으로 꼽아 왔던 음반업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음반산업협회의 유재원 부장은 "소리바다 등의 불법적인 서비스로 인해 창작자들의 고유권리인 인접저작권의 침해가 심했고 이로 인해 음반판매가 저조했다"고 밝히고 "앞으로는 음반 판매 등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도레미 미디어의 황인서 이사는 이번 법원의 결정에 대해"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새 노래를 듣고 이를 CD로도 만들 수 있는데 누가 돈을 주고 음반을 사겠느냐"고 주장하고 "그동안 음반기획자들의 창작의욕이 바닥에 떨어졌는데 이번 결정으로 희망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S.M엔터테이먼트의 한 관계자도 "미국의 냅스터에 이어 한국에서도 인터넷 다운로드 사이트에 대해 법원이 확고한 입장을 보였다는 것은 음반업계에 희소식"이라고 평가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 해 전 세계에서 팔리는 약 4억장의 공CD(CDR)가운데 25%인 1억장가량이 한국에서 소비되며 이중 절반정도가 불법복제에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2일 코스닥의 음반 관련 등록업체인 대영에이브이, 예당, YBM서울 등의 주가는 이 소식에 힘입어 모두 상한가로 마감됐다.

***소리바다측과 네티즌들 반발**

그러나 정보공유를 주장하는 네티즌들은 이번 결정이 사이버공간에서 이뤄지는 자유로운 정보의 교류를 가로막을 것으로 보고 반발하는 분위기다.

일부 네티즌들은 온라인상에서 자유로운 창작활동과 정보유통을 통해 인기를 다지고 이를 발판으로 오프라인에서도 성공을 거두며 '제2의 서태지'라고까지 불린 가수 조PD의 성공을 예로 들며 이번 법원의 결정이 사이버 공간의 창작과 공유정신에 대한 제한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또한 '소리바다'측은 이 사이트를 통해 TV나 라디오처럼 노래가 대중들에게 알려져서 음반판매량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문화개혁시민연대'의 선용진 정보팀장은 "이번 결정이 인터넷에서의 저작권 문제가 법적으로 해결된 사례이긴 하지만 인터넷 특성상 다양한 문제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특히 MP3 등에 대한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 팀장은 또 "개인 대 개인(P to P)간의 정보 교류나 비영리적인 정보공유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폭넓은 연구와 이해가 필요하며 이런 분야까지 상업적인 잣대를 대기보다는, 저작권이 문제가 되는 경우 저렴한 적정가격에서 누구나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적정 수준 저작권료의 타협방안 거론**

음반업계 일부에서는 소리바다의 서비스중지가 당장 음반업계의 수익이나 판매량 증가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현재 소리바다 이외에도 1천여 개의 음악서비스 사이트가 난립하고 있고, 초고속 인터넷을 통해서 회원 간에 음악파일 주고받기가 성행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의 발달로 인해 음원으로부터 다양한 방식의 파일복제가 가능한 만큼 이에 대해 일일이 단속하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음반업계가 초기에는 냅스터 등 음악공유 사이트에 소송을 걸거나 인터넷라디오방송에도 공격적인 태도를 취했지만 기존 음반산업의 수익성에는 큰 개선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으로 음반업계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온라인과의 적대적인 관계형성보다는 적정 수준의 저작권료를 받는 선에서 타협하거나 인터넷 환경에 맞는 새로운 시장개발에 나서야 할 것으로 인터넷과 컴퓨터 관련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한국음반산업협회 유재윤 부장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음반협회도 이번 결정이 유사 사이트들을 유료화하는 진행의 과정으로 본다"고 밝히고 "TV나 라디오보다 홍보 면에서는 인터넷이 빠르다고 인정한다"며, "문제는 홍보가 된 후 음원이나 파일의 불법복사가 아닌 음반구입이나 저작권료 지불로 전환되게 하는 해법을 찾는 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유니버셜이나 소니 같은 다국적 음반사들의 경우 MP3를 위한 저가의 디지털음반시장을 개척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또한 음반산업의 불황이 전적으로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대중음악이 10대 중심의 댄스음악과 기획사 위주의 기형적인 구조로 이뤄지면서 생긴 문제라는 지적도 대중음악평론가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어쨌든 음반업계가 현재 겪고 있는 장기간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으로 음악을 즐기는 1천만 네티즌들을 새로운 시장으로 인식하고 새롭고 합리적인 소프트웨어 개발과 대중음악의 새로운 유통방식을 창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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