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황우석 교수를 돕기 위한 후원모임'을 결성한 의원들은 '충격'에 빠졌다. "정신적 공황"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곤혹감이 역력하면서도, 모임의 '성격'에 대해서는 "황 교수 개인을 돕자는 게 아니었다"고 극구 해명하고 나섰다. 모임 결성의 '동기'가 순수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들은 '황우석 신드롬'에 일조한 책임에 대해선 이렇다 할 해명이 없다.
***"정신적 공황"에서 "지켜보자"까지**
모임을 주도한 권선택 열린우리당 의원은 16일 "(황 교수의) 공식 입장이 아직 나오지 않아서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언론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충격적일 뿐만 아니라 그 파장은 국민들의 정신적 공황까지 일으킬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그러나 '황우석 신드롬'에 일조한 정치권의 책임을 수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선 "정치권이 너무 앞장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을 뺐다.
권 의원은 또 "황 교수 지지 모임은 황우석 개인을 돕자는 게 아니라 생명공학계의 사기를 진작시키자는 취지가 더욱 컸다"면서 향후 모임의 운영에 대해서도 "모임 명칭은 바뀌어야 하겠지만 생명공학을 돕는 모임으로 계속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영주 의원도 "충격적이다", "화가 난다"는 표현을 써가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의원은 "우리는 황 교수가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순수하게 생각하고 국회 차원의 예산지원 등 지원방안을 논의했는데 뉴스대로라면 (황 교수가) 학자로서 왜 그랬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일 중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이후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그에 반해 아직까지 반신반의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선병렬 의원은 "걱정스럽다"면서도 "그렇다고 전체가 다 거짓이기야 하겠나. 황 교수가 의욕을 부리다 그렇게 된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그는 "황 교수가 스스로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지금까지 축적된 성과를 추스려 재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선 의원은 "모임 내에서 일부는 황 교수를 영웅시하고 자기 지역 출신 어쩌고 했지만, 다수 의원들은 정치권에서 차분히 대응해서 국민들을 안심시키자는 뜻이었다"며 "지금이야말로 차분히 대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은영 의원도 "(황 교수 논란의 진위가) 정확히 밝혀졌느냐"고 반문하며 "나는 법률가라서 그런지 미리 예단하지는 않는다. 지켜봐야 한다"고 짧게 답했다.
***'난자 기증' 의사 밝힌 진수희, "혼란스럽다…정리된 게 없다" **
모임에 참여했던 한나라당 의원들도 허탈해 하면서도 진위가 밝혀지지 않은 나머지 2개의 줄기세포에 희망을 거는 모습이었다.
황 교수 연구에 난자제공 의사까지 밝혔던 진수희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모임을 주최한 권선택 의원과도 통화해 봤는데 많이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고, 나 역시도 정리된 게 없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진 의원은 "아직 황 교수 측에서 공식 입장이 나온 게 없어 모임 차원의 대응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연구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서두르다 보니 실수가 생긴 게 아닐까 짐작해 본다"고 말해, 여전히 황 교수를 믿고 싶은 속내를 드러냈다.
역시 이 모임 소속인 심재철 의원 역시 "아직 팩트가 무엇인지 모르니 진상이 정리될 때까지는 기다려 봐야겠다"며 언급에 신중을 기했다.
심 의원은 "황 교수의 연구성과가 모두 다 허위인지, 아니면 다소 과장됐을 뿐 핵심적인 성과는 사실인지 여부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있다"며 "사실관계에 따라 국회의원 모임 차원에서도 다시 모여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황우석 교수지지 모임 소속 의원 명단(총 42명)**
강성종, 구논회, 권선택, 김낙순, 김영주, 김성곤, 김영춘, 김원웅, 김재홍, 김춘진, 김태홍, 김혁규, 노현송, 박상돈, 변재일, 서재관, 서혜석, 선병렬, 심재덕, 양승조, 염동연, 유기홍, 윤원호, 이근식, 이상민, 이은영, 임종석, 조경태, 조배숙, 홍창선(열린우리당 30명)
고흥길, 김영숙, 김형오, 심재철, 이강두, 이인기, 이해봉, 진수희(한나라당 8명)
김학원(자민련 1명)
류근찬, 신국환, 정진석(무소속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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