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하는 호주 국가대표팀이 한국과의 평가전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닛폰〉은 13일 호주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인 존 오닐을 인용해 "호주가 월드컵 직전에 잉글랜드, 네덜란드, 한국 등과의 친선 경기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히딩크 감독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한국에 친선 경기를 부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가 한국을 평가전 상대로 고려하는 이유는 독일 월드컵에서 일본과 같은 조에 편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으로부터 일본 축구에 대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히딩크 감독과 호주 축구협회의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과 호주 간의 '빅 매치'가 성사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직 호주축구협회로부터 공식적인 제안을 받지 못한 상태다. 더욱이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도 지난 9일 '호주와 다른 조에 배정된다면 평가전을 추진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내년 대표팀의 훈련 일정이 빠듯해 추가로 평가전을 치르기 힘들다"며 호주와의 평가전에 부정적 견해를 보인 바 있다.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는 호주는 독일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브라질, 크로아티아, 일본과 함께 F조에 속해 험난한 조별 예선전이 전망된다. 특히 일본과의 예선 첫 경기의 결과가 호주의 운명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
호주는 내년 5월 26일 유로 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팀 그리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평가전을 치른 뒤 히딩크 감독의 모국인 네덜란드에서 합숙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기간 동안 호주는 유럽파들을 합류시켜 잉글랜드 등과 세 차례 평가전을 계획 중이다.
호주는 관심을 끄는 대표팀 간의 A매치나 FA컵 결승 등 특별한 경기 외에는 사용할 수 없는 세계축구의 성지인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는 원래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을 계획했지만 크로아티아와 독일 월드컵에서 같은 조에 편성돼 상대를 잉글랜드로 변경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10일 독일 월드컵 본선 조 추첨식에서 호주가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 팀 브라질과 같은 조를 이루자 묘한 웃음을 지었다. 히딩크 감독은 조 추첨이 끝난 뒤 "브라질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이기 때문에 그들과 경기를 하는 것은 좋다. 나는 브라질과의 경기를 즐길 것이다. 수학적으로 호주가 브라질을 이길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 브라질을 이기기는 힘들다"라고 밝혔다.
한편 히딩크 감독이 부임하기 전 호주 대표팀을 지휘했던 프랭크 파리나 감독은 "브라질 전의 열쇠는 일본 전에 달렸다. 호주가 월드컵 첫 경기에서 일본을 이긴다면 브라질과 부담없는 일전을 치를 수 있다"고 밝혔다. 파리나 감독은 "브라질 선수들의 개인기는 (세계적인 마술사) 데이빗 카퍼필드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호주가 체력적 우위를 통해 최대 효과를 낸다면 좋은 결과도 얻을 수 있다. 2001년 한국에서 펼쳐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호주가 브라질을 이겼던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 브라질 선수들은 신이 아니다"라며 히딩크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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