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프랑스, 스위스, 토고와 함께 G조에 편성된 한국은 마지막 조별 리그 경기인 스위스 전(6월23일, 하노버)에서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딕 아드보카트 감독과 스위스 야콥 쿤 감독도 한 목소리로 서로 간의 맞대결에 큰 비중을 뒀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10일 새벽 조 추첨식이 끝난 뒤 "스위스와 조 2위를 놓고 다툴 것으로 생각한다. 16강 진출을 위해 스위스 전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나는 스위스가 유럽 예선에서 프랑스, 터키와 경기하는 것을 봤다. 스위스는 좋은 경기를 했지만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아드보카트 감독은 "스위스는 유럽 예선에서 프랑스와 두 차례 모두 비기고 터키와 플레이오프 원정경기에서 본선 진출을 확정했던 만큼 저력있는 팀이다.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라며 스위스에 대한 경계심도 드러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어 "지난 2002년 월드컵과 같은 홈 어드밴티지는 이제 기대할 수 없다. 원정경기를 많이 치러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내년 1~2월로 예정된 해외 전지훈련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스위스 야콥 쿤 감독은 "프랑스가 우리 조에서 1위를 할 것이고 우리 팀이 한국과 2위 자리를 다툴 것"이라며 "한국은 3년 전 한일 월드컵에서 체력을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쿤 감독은 "한국은 좋은 팀이지만 2002년 월드컵 만큼 독일 월드컵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은 적지 않은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고 있어 2002년 월드컵과 같이 오랜 기간 완벽한 훈련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한국팀의 약점을 꼬집었다.
스위스는 1994년 미국 월드컵에 출전한 이래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되는 팀으로 한국과는 단 한번도 A매치를 치른 적이 없다.
잠시 '동면기'에 들어갔던 스위스는 2001년 야콥 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스위스가 독일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프랑스, 아일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전력이 강화된 데에는 쿤 감독의 역할이 컸다. 스위스 21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쿤 감독이 필리페 센데로스(아스날), 트랜퀼로 바르네타(레버쿠젠), 요한 볼란텐(브레다) 등 '젊은 피'를 대거 발탁해 대표팀의 체질 개선을 꾀했기 때문.
스위스의 핵심 선수는 요한 포겔(AC 밀란)과 알렉산더 프라이(스타드 렝). 포겔은 지난 시즌까지 박지성, 이영표와 함께 PSV 에인트호벤에서 뛰어 국내 팬들에게도 낯이 익은 선수. 스위스의 주장인 포겔은 대표팀 내에서 젊은 피와 베테랑 선수들 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포겔은 조 추첨식 뒤 "한국과 토고를 모두 제압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내가 박지성, 이영표와 팀 동료였기 때문에 한국과의 경기가 기다려진다"라고 말했다. 알렉산더 프라이는 유럽예선에서 7골을 넣었을 정도로 득점력이 뛰어난 스트라이커다.
'작은 장군'이란 별명답게 강력한 카리스마와 압박축구로 한국 축구를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 놓은 아드보카트 감독과 스위스 '젊은 피'들에 '아버지'(62세)와 같은 존재로 남아 있는 야콥 쿤 감독 중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예의 주시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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