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은 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호텔에서 2차 코칭스태프회의를 열고 야구 국가대항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할 한국 대표팀의 1차 엔트리 60명을 확정했다.
중국, 일본, 대만과 예선을 펼쳐 2위 안에 드는 성적을 내야 미국에서 열리는 본선에 참가할 수 있는 한국은 국제 대회에서의 경험과 성적을 이번 대표팀 선수 선발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올시즌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서 주로 중간계투로 나와 23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던 구대성과 다른 해외파와 달리 대회 참가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았던 서재응(뉴욕 메츠)의 엔트리 포함이 좋은 예다.
김인식 감독은 "3월 3일 벌어지는 대만과의 개막전이 사실상 결승전이다. 대만 전에는 서재응과 박명환(두산), 손민한(롯데) 정도가 통할 수 있다고 본다. 서재응이 내년 1월 중순까지 컨디션을 되찾는다면 서재응을 대만 전 선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재응은 지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대만 전에 구원 등판해 3과 3분의 1 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김 감독은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구대성을 발탁한 것에 대해 "국제대회 경험이 많다는 점을 참작했다"며 일본 킬러 구대성에게 기대감을 표시했다.
구대성은 과거 1970년대 일본 킬러로서 맹위를 떨쳤던 이선희의 계보를 잇는 투수. 구대성은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3,4위 결정전에서 일본 타선을 9이닝 동안 1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당시 경기에서 구대성은 삼진 11개를 잡아내며 선발 맞대결을 펼친 일본의 괴물투수 마쓰자카를 제압했다.
한편 김인식 감독은 어깨수술에서 회복 중인 외야수 심정수(삼성), 오는 26일 군에 입대하는 투수 이재우(두산)와 송진우(한화)대신 김재걸(삼성), 노장진(롯데), 봉중근(신시내티)을 대체카드로 선택했다.
김 감독은 "물론 투수 선발권은 선동열 코치에게 일임했지만 송진우는 내가 몸담고 있는 한화 소속 선수라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 송진우를 원 포인트 릴리프로 쓸 수도 있겠지만 봉중근 같이 길게 던질 수 있는 젊은 투수가 더 필요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WBC 조직위원회가 선수 보호차원에서 추진 중인 투수들의 투구수 제한 움직임에 대해 "모든 참가국이 똑 같은 상황이라 특별히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투구수 제한에 반기를 들었던 일본 대표팀의 오 사다하루(王貞治) 감독과는 다른 입장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김 감독은 이어 "대만이 한국 전에 왕첸밍(뉴욕 양키스)을 내보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구수 제한 규정이 나쁠 게 없다. 왕첸밍은 초반에 불안해 투구수 규정에 묶이면 한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WBC 조직위원회가 준비하고 있는 투구수 제한 특별규정은 선발, 불펜 투수를 막론하고 한 명의 투수가 한 경기에 최대 75개 이상의 투구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것. 불펜 투수는 한 경기에서 40개 이상 또는 2이닝 이상의 투구를 했을 경우 최소한 하루를 쉬어야 한다는 내용이 뼈대를 이루고 있다.
*1차 엔트리 60명
투수(26명) : 박찬호(샌디에이고) 구대성 서재응(이상 뉴욕메츠) 김선우 김병현(이상 콜로라도) 봉중근(신시내티) 배영수 오승환 권오준(이상 삼성) 박명환 이혜천 정재훈(이상 두산) 김원형 위재영 신승현 정대현(이상 SK) 문동환 최영필(이상 한화) 손민한 노장진(이상 롯데) 최원호 이승호(LG) 황두성(현대) 김진우 장문석 전병두(이상 기아)
포수(6명) : 진갑용(삼성) 홍성흔(두산) 조인성(LG) 김상훈(기아) 신경현(한화) 박경완(SK)
야수(28명) : 이승엽(롯데 마린스) 최희섭(LA 다저스) 추신수(시애틀) 김한수 박종호 박진만 박한이 김재걸 조동찬(이상 삼성) 김동주 안경현 손시헌(이상 두산) 박재홍 정경배 이진영 김재현(이상 SK) 김태균 김민재 이범호(이상 한화) 정수근(롯데) 이병규 박용택(이상 LG) 송지만 정성훈(현대) 이종범 장성호 김종국 홍세완(이상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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