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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U턴' 울분 씻은 이천수의 해트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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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U턴' 울분 씻은 이천수의 해트트릭

[프레시안 스포츠]울산, 인천에 5대1 승리

"주영이가 빨리 해외에 진출해 좀 더 큰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다만 언론에서 조금 뜨면 집중적 관심을 갖다가 조금 부진하다고 금방 선수를 내팽개치지 않았으면 한다."

지난 7월 고려대 OB와 PSV 에인트호벤의 경기가 열리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천수가 한 말이다. 언뜻보면 대학후배 박주영에 대한 덕담같지만 실제는 '국내U턴' 이후 자신이 겪었던 심경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이천수가 27일 인천월드컵 경기장에서 '국내 U턴'의 울분을 깨끗이 씻었다. 이천수는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해트트릭과 어시스트 1개를 기록하며 팀의 5 대 1 대승을 견인했다. 이 기세라면 이천수가 최우수선수(MVP)를 따는 것은 '떼논 당상'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김정남 울산 감독도 "이젠 그냥 이천수가 아니고 진정으로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보여주는 선수가 됐다"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 이천수의 활약에 싱글벙글했다.

이천수는 특히 1 대 0으로 앞서던 전반 37분 골키퍼를 꼼짝 못하게 하는 프리킥 골을 성공시켜 울산 응원단을 열광시켰다. 국내 복귀 후 부단한 노력으로 자신의 프리킥을 가다듬은 결과였다. 이천수는 경기 뒤 프리킥 골에 대해 "프리킥 골이 가장 기쁘다. 원래 프리킥은 자신있는 분야다. 꾸준히 연습도 했지만 지금 감각이 절정에 있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천수는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도 많은 골과 어시스트를 하고 싶다. 공격포인트를 많이 쌓아서 골을 못 넣는다는 그 동안의 오명을 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천수는 이어 "대표팀 주전 자리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아직까지 기회는 있다. 내년 1월 전지훈련 때 충분히 기회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전후해 톡톡 튀는 개성으로 신세대 축구스타로 발돋움한 이천수는 1년 뒤 세계축구의 '엘도라도'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했다. 이천수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스페인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카르핀, 데페드로, 코바체비치, 니하트가 공격을 이끌던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주전자리를 보장받지 못했다. 약체 누만시아에 임대된 후엔 부상으로 경기출장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덩달아 자신감도 잃게 됐다.

오죽하면 "요즘 너무 힘들다"며 이천수가 다시 울산 현대로 돌아왔을까?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 당시 박지성보다 기술적으로 더 뛰어났다"고 했던 이천수의 스페인리그 진출은 허무하게 실패로 끝난 셈이다.

한때 땅에 떨어졌던 이천수가 자신감은 27일 경기를 통해 상승곡선을 그리게 됐다.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 말미에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아자!"를 외친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울산의 마차도(13골)는 이날 경기에서 2골을 추가해 박주영(12골)을 제치고 득점 1위로 나서며 사실상 득점왕을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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