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의원, 눈물의 '단식중단' 발표

"싸움만은 안 하겠다는 결심으로 국회에 들어왔건만…"

"이 자리를 빌어 농민들에게 말씀드립니다. 힘이 있을 때까지 살아서 농업을 지켜나갑시다.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24일 오후 국회 기자실에서 단식 중단을 공식 발표하던 강기갑 의원은 이 대목에서 끝내 눈물을 떨구며 흐느꼈다.

***29일 간의 단식 중단**

강 의원은 이날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들과 농민단체 대표자들의 단식 중단 요청을 수용해 29일 간의 단식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그는 "당의 한 조직원으로서 농민운동 단체의 일원으로서 동지들의 충고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나는 손가락질 받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농민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단식의 취지를 설명한 뒤 "입법부에서 정상적 의정활동을 통해 올바른 농업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해야 하는 역할과 의무를 가진 국회의원이 단식농성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취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특히 "국회에 들어가면 제발 싸움만은 하지 말라는 당부를 지난 4.15 총선 때 뼈저리게 느끼고 그런 결심으로 들어왔지만 어제 쌀 비준안 (처리 저지)에 관련된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 가슴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또 "농민들은 땅 한 뼘이라도 놀리면 천벌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산업화의 물결에서 내몰리고 있는 농업을 생명산업으로 우뚝 세우고자 몸부림쳤지만 쌀 비준안을 통해 나타난 것은 통상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농민들이 희생하라는 일방적인 처사였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의 단식 중단과 관련해 심상정 의원은 "강 의원은 절망하고 죽어가는 농민들이 더 이상은 목숨을 버리지 말고 살아서 싸워야 한다는 의지를 돕기 위해 단식을 중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자리를 함께 한 문경식 전농 의장은 "강 의원은 '농민들이 농약을 마시고 운명하는 이런 엄혹한 시기에 어떻게 단식을 접겠나'라고 고집했지만 그럴 때가 아니라고 말렸다"며 "강 의원이 빨리 기력을 찾아 민노당, 농민단체가 힘을 합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