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고 지략가로 불리는 성남 일화의 김학범 감독도 '울산 징크스' 앞에서 고개를 떨궜다. 성남 일화는 20일 성남 제2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K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울산 현대에게 1대2로 패했다.
2004년부터 울산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성남은 공격의 핵 김도훈과 모따까지 결장해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하지만 성남은 이들의 대체 카드였던 우성용과 남기일이 전반 18분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이때까지만 해도 데이터 분석을 통해 날카로운 전략과 용인술을 구사하며 올 시즌 프로축구 무대에서 호평을 받은 김학범 감독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울산은 이천수의 날카로운 공격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천수는 전반 37분 위협적인 프리킥에 이어 전반 인저리 타임에도 절묘한 프리킥을 연결시켰고, 성남 골키퍼 김해운이 간신히 쳐냈다.
기세가 오른 울산은 후반 1분 이천수가 올린 크로스를 특급 용병 마차도가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오버헤드킥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마차도는 이날 골로 시즌 11호 골을 기록하며 득점 선두 박주영(12골)에 1골 차로 따라붙었다.
울산은 후반 38분 이천수가 왼쪽 측면에서 성남 박진섭을 제치고 올린 크로스를 후반 교체 투입된 이진호가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해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천수는 이날 날카로운 프리킥과 어시스트 2개로 울산의 승리를 이끌며 지난 두 차례 대표팀 평가전에서 벤치 신세를 졌던 설움을 날려 버렸다. 이천수는 이날 경기를 관전한 아드보카트 감독 앞에서 절정에 오른 자신의 프리킥 능력을 선보였다.
이천수는 "오늘처럼 하면 대표팀에서 다시 뛸 수 있는 기회가 온다고 확신한다. 먼저 선취점을 내줬지만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스페인에서의 겪은 시련 이후 국내 무대에 돌아와 한층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천수는 "챔피언 전에서는 프리킥으로 골을 노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은 이상헌과 방승환의 골로 이안 포터필드 감독이 이끄는 부산을 2대0으로 제압하고 창단 2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울산과 인천은 11월 27일과 12월 4일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챔피언 결정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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