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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지도자는 여론·정파이해 극복할 책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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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지도자는 여론·정파이해 극복할 책임 있어"

노대통령 극찬한 캐나다 멀로니 총리 재차 소개

청와대가 4일 노무현 대통령이 극찬한 캐나다 멀로니 총리의 '선택'을 소식지인 <청와대브리핑>을 통해 재차 상세히 소개했다.

청와대는 이날 '캐나다 멀로니 총리의 선택 전후 : 반대 불구 부가세 도입…선거에는 참패, 국가경제는 번영'이란 글에서 "국가적으로는 꼭 필요한 일이지만, 국민여론이 부정적이고 강력한 정치적 반대가 있는 경우 지도자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멀로니 총리의 사례를 들었다.

***청와대 "국민여론이 부정적일 때 지도자는 어떤 선택해야 하나"**

청와대는 멀로니 총리가 집권 후 누적된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방 부가세를 도입한 일을 언급하면서 "멀로니의 결단이 위기 극복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멀로니가 집권 다수당 소속이었다는 것은 캐나다의 행운이었다"며 "그 시기에 멀로니가 소수당의 정치인이었다면 그런 결단이 가능했겠냐"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또 "멀로니는 부가세 도입 외에도 미국과의 FTA 체결, 퀘벡주 문제 등 국가적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단한 지도자이었음에는 틀림없다"며 "그런 결단의 결과로 당은 선거에서 연속 패배하고 개인적으로는 캐나다 역사상 재직중 가장 인기없는 총리로까지 평가받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어 "현실정치에서 정치지도자가 국가의 미래만을 내다보고 정파적 이해관계나 국민여론을 초월하여 행동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며 "그러나 멀로니의 결단을 통해 정치지도자에게는 이런 딜레마를 뛰어넘어야 하는 도덕적 책임도 부여돼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며 서두에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출입기자들과 북악산을 등반하면서 캐나다 멀로니 총리에 대해 "당은 몰락시켰지만 나라를 구했다"며 '진정한 지도자'로 평가했었다.

다음은 <청와대브리핑>에 실린 글 전문.

***캐나다 멀로니 총리의 선택 前後
반대 불구 부가세 도입…선거에는 참패, 국가경제는 번영**

국가적으로는 꼭 필요한 일이지만, 국민여론이 부정적이고 강력한 정치적 반대가 있는 경우 지도자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어느 시대 어느 나라나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적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 캐나다도 한때 재정이 거의 파탄지경에 이르렀다가 멀로니 총리의 부가세 도입 결단으로 재정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오늘날 G-7 국가중 재정건전성이 가장 우수한 국가로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구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

그러나 부가세 도입 이후 당은 계속 선거에서 패배하여 만년 야당신세로 전락해 버렸다. 과연 멀로니 총리의 결단은 실패한 것일까?

***멀로니, 부가세 도입의 역풍 알면서도 결단**

캐나다는 1980년대부터 매년 30-40조 원의 재정적자가 반복되어 1990년대 초에는 누적 재정적자 총액이 GDP의 50%가 넘는 등 경제에 상당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보보수당 멀로니 총리는 1984년 총선에서 집권한 후 1988년 총선에서도 169석을 차지하여 재집권에 성공한다. 그러나, 재정적자가 계속 누적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91년 부가가치세를 도입하는 법을 야당과 국민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의회에서 통과시킨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2년 뒤 1993년 총선에서 진보보수당은 전체 295석의 의석 중 겨우 2석만을 건지는 사상 최악의 선거 참패를 겪는다.

국민과 야당의 반발은 물론이고, 당내에서조차 총선을 2년 앞둔 시점에서 세금 신설은 정치적 자살 행위라고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그는 왜 부가세 도입이라는 결단을 내렸을까? 그도 자신의 결단이 정치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천문학으로 늘어나는 재정적자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캐나다의 미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세출 삭감이나 부분적인 세율 인상과 같은 미봉책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을 직시하고 정치적 실패를 감수한 채 결단한 것이다. 오히려 상원에서 야당의 강한 반대를 극복하고 법안을 통과시키는 추진력을 발휘함으로써 자신의 결단을 실행에 옮긴다.

***멀로니의 결단이 위기극복의 길을 열었다**

당시 야당이던 자유당도 막대한 재정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세제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었다. 그러나, 선거 승리를 위해 경기침체가 부가세 때문이라고 집요하게 공격했다. 결국 부가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어 총선에서 177석이라는 압승을 거둔다.

집권후 자유당 크레티앙 총리는 "연구중", "대체수단 강구중"이라며 부가세 폐지 공약 이행을 위한 대안을 찾았지만, 결국 공개적으로 정책판단의 오류를 인정하고 부가세를 존속시킨다. 이렇게 해서 부가세는 정착되고, 그 결과 캐나다 재정은 1998년부터 흑자로 돌아서면서 완전히 회복되었고 경제도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만일 그 때 멀로니가 결단하지 않았다면 캐나다 재정과 경제는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캐나다의 행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멀로니가 집권 다수당 소속이었다는 것은 캐나다의 행운이었다. 누군가 언젠가는 그러한 결단을 할 수 밖에 없었겠지만, 그 시기에 멀로니가 소수당의 정치인이었다면 그러한 결단이 가능했겠는가? 그리고 현실화될 수 있었을까?

자유당이 집권후 선거공약을 번복하고 결과적으로 멀로니의 결단을 수용하게 된 것 또한 캐나다의 행운이었다. 잘못 선택한 공약을 지키기 위해 국가적 과제를 포기했다면 오늘의 캐나다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무리 국가와 미래를 위한 중요한 정책이라도 정치적 다수가 끌고 가지 않으면 결실을 얻기 어려운데, 캐나다는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그러한 정치적 여건이 조성되었던 것이다. 그것이 캐나다에게는 큰 행운이었으며 지금까지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멀로니는 부가세 도입 외에도 미국과의 FTA 체결, 퀘벡주 문제 등 국가적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단한 지도자이었음에는 틀림없다.

그러한 결단의 결과로 당은 선거에서 연속 패배하고 개인적으로는 캐나다 역사상 재직중 가장 인기없는 총리로까지 평가받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결단이 캐나다의 정치경제적 발전의 초석을 다진 것도 또한 부인할 수 없다.

현실정치에서 정치지도자가 국가의 미래만을 내다보고 정파적 이해관계나 국민여론을 초월하여 행동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그러나, 멀로니의 결단을 통해 정치지도자에게는 이러한 딜레마를 뛰어넘어야 하는 도덕적 책임도 부여되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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