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튼햄이 29일 홈구장 화이트하트레인에서 펼쳐진 아스날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아쉽게 1대1의 무승부를 기록했다. 6년 만에 라이벌 전에서 승리할 절호의 기회를 놓친 셈이다.
토튼햄은 전반 18분 중앙 수비수 레들리 킹의 헤딩슛으로 선제 골을 터뜨리며 아스날을 압박했다. 그 뒤 토튼햄은 중원에서 아스날을 압도해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추가 골을 뽑는 데 실패했다.
후반 들어 공격의 고삐를 당긴 아스날은 로베르 피레스가 토튼햄 폴 로빈슨 골키퍼가 쳐낸 공을 곧바로 밀어 넣어 동점골을 작렬했다.
이날 경기에서 왼쪽 윙백으로 활약한 이영표는 영국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로부터 "안정적 수비를 보여줬다"는 평가와 함께 평점 6점을 받았다. 하지만 선제 골을 일찍 넣어 다소 수비에 치중한 탓인지 이영표 특유의 오버래핑에 이어지는 측면 돌파는 많이 나타나지 않았다.
시종일관 위협적인 태클을 주고 받는 라이벌 전이 1대1 무승부로 막을 내렸지만 두 팀의 사령탑은 명암이 엇갈렸다. 다잡은 승리를 놓친 토튼햄의 마틴 욜 감독은 "실망스럽다. 전반이 끝난 뒤 오늘은 토튼햄의 날이라 생각했었다. 후반전에 만약 우리가 두 번째 골을 넣었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아스날은 좋은 팀이다. 우리가 추가 골을 넣지 못해 벌을 받은 것 같다"고 아쉬워 했다.
반면 아스날의 아슨 벵거 감독은 "토튼햄은 전반전에 훨씬 더 날카롭고 위협적인 공격을 했지만 후반전 아스날은 다시 태어났고 경기에 이길 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토튼햄과 아스날의 '북런던 더비'의 시작은 아스날이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 1913년 런던 북부에 위치한 하이버리로 홈구장을 옮기면서 시작됐다. 하이버리 인근의 화이트 하트레인에 자리잡고 있던 토튼햄과 아스날의 라이벌전이 본격화 된 계기였다. 이때부터 북런던의 주민들은 두 패로 나뉘어 토튼햄과 아스날을 응원했다.
하지만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는 속담처럼 아스날은 토튼햄을 압도했다. 토튼햄은 수비축구를 하면서 좋은 성적을 냈던 아스날을 싫어했다. 아스날은 프랑스 출신의 아슨 벵거 감독이 부임하면서 빠르고 재능이 뛰어난 공격수들을 앞세워 '스피드 축구'의 진수를 보였고 90년대 후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함께 잉글랜드 축구를 좌지우지하는 최고의 팀으로 자리잡았다.
그에 반해 토튼햄은 과거 보여줬던 창조적 플레이는 찾아볼 수 없는 그저 그런 팀으로 전락했지만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3위에 오르는 등 체질개선에 완벽하게 성공했다. 영국 언론들이 경기 후 "힘의 균형이 완전히 깨지진 않았지만 누가 북런던의 맹주인지에 대한 논란을 다시 가열시킬 만한 경기였다"며 그동안 아스날(7위)에게 눌려왔던 토튼햄의 전력상승을 높게 평가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편 박지성이 왼쪽 윙포워드로 나선 맨유(6위)는 30일 미들즈버러와의 원정경기에서 수비라인의 불안으로 1대4로 참패했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이날 경기는 충격적이다. 우리는 상대에게 좋지 않은 실점을 했고 우리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이 부지런히 뛰었지만 지쳐 보였다"며 박지성에게 평점 6점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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