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을 비롯한 상임중앙위원단 전원이 28일 10.26 재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긴급 상임중앙위원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고 오후 속개된 국회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에서 이에 대한 추인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지도부 일괄사퇴…비대위 체제로**
문 의장과 장영달, 유시민, 한명숙 상임중앙위원 등 지도부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전원 사퇴를 결정하고 비상대책위 체제를 가동키로 했다. 또한 정세균 원내대표를 비대위 인선위원장에 위촉키로 했다.
이날 오후 속개된 연석회의에서 문 의장은 "10.26 재선거에 나타난 국민들의 질책을 받들어 지도부 모두의 사퇴를 결정했다"고 보고했다.
문 의장은 "우리당은 나름의 개혁을 추진하며 국민들의 삶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국민들의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했다"며 "당원 동지들은 제2의 창당이라는 자세로 중산층과 서민들의 고단한 삶을 어루만지고 국민들을 편안케 하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는 백의종군의 자세로 최선을 다할 것을 머리숙여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결정 사항을 보고한 뒤 자리를 뜬 문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결정은 어제 다 했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문 의장은 "후일은 새 지도부에서 잘 알아서 할 것이다"며 "이 당이 간단하게 깨질 당이 아니다"고 말했다.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정치인들은 국민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4.30 때에는 선출된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결과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따라 앞으로 잘 해 보답하겠다는 결심이 가능했지만 7개월이 지난 이번 선거 결과는 국민들이 우리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이를 따르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도전하는 오만한 자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사퇴는 당연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위원은 "국민들이 열린우리당에 기본적으로 서운하고 불쾌하게 여겼던 것은 지도부가 책임지고 나가는 만큼 다음은 중앙위와 당원들이 지혜를 모아 환골탈태한다는 정신으로 새로 시작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는 우리가 잘 해 우리의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위원은 다만 "입각해 계시는 분들은 우리의 소중한 자원이다"며 "그분들이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오시는 것은 좋지만 걸핏하면 그분들을 불러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정동영-김근태 조기 복귀론을 일축했다.
김혁규 상임중앙위원은 "민심은 천심이라는 생각이다"며 "국민 속에서 현실에 맞는 정치를 해야 지지를 받을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열린우리당이 각성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청 관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대통령은 정치의 정점인데 대통령에게 정치를 떠나 나라 살림만 살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안고 정치 행위를 해야 한다"고 일각의 '청와대 책임론'을 견제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