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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엔 구장 침묵시킨 이승엽의 선제 투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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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엔 구장 침묵시킨 이승엽의 선제 투런포

[프레시안 스포츠]日 롯데, 31년 만에 일본 정상

이승엽이 롯데 마린스가 31년 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데에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승엽은 26일 고시엔 구장에서 펼쳐진 일본시리즈 4차전에서 2회초 투런 홈런 등 4타수 4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엽은 2회 2사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볼 카운트는 원 스트라이크 스리 볼. 이승엽은 한신의 우완 투수 스기야마가 던진 몸쪽 슬라이더를 통타해 비거리 120m 짜리 우월 투런홈런을 작렬했다.

3패로 벼랑 끝에 몰려 있던 한신은 이승엽의 선제 투런 홈런에 기세가 눌렸다. 1915년 개최된 이래 숱한 일본프로야구 스타들을 배출한 고시엔 여름철 고교야구 대회가 열리는 '일본야구의 상징'인 고시엔 구장(한신 홈구장)을 찾은 한신 팬들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이승엽은 4회에도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날리며 1타점을 기록했다. 26일 경기에서 롯데가 낸 3점을 모두 이승엽이 만든 셈이다.

이승엽은 이날 롯데 마린스의 우승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챔피언 반지를 낀 첫번째 선수로 등록됐다. 지난 1999년 주니치에서 뛴 선동열(현 삼성 감독), 이종범(기아), 이상훈(은퇴) 트리오가 일본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다이에(현 소프트뱅크)에게 1승 4패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반면 내심 일본시리즈 우승을 노렸던 한신 타이거스는 무기력하게 롯데 마린스에게 4패를 당해 또다시 '켄터키 프라이드의 저주'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켄터키 프라이드의 저주'는 1985년 한신이 센트럴리그 우승을 했을 때 생겨난 것.

한신의 광팬들은 도톤보리 강으로 뛰어들며 한신의 리그 우승을 축하했고,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점 앞에 서 있는 샌더스 대령의 모형을 훔쳐 강에 던지기도 했다. 그 해 한신은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그 뒤 성적이 좋지 않아 '켄터키 프라이드의 저주'가 널리 퍼졌다. 한신은 오랜 침묵을 깨고 지난 2003년 일본시리즈에 올랐지만 패했고 올해도 정상 일보 직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일본 스포츠지 <스포츠호치>는 27일 "천성적으로 승부운이 있는 이승엽이 아시아 최고 선수다운 홈런을 쳐냈다. 이승엽은 이로써 일본 시리즈 4경기 동안 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작년 13개 홈런으로부터 올 시즌엔 30개의 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의 활약과 비례하듯 롯데는 상승 기류를 탔다. '내년 시즌도 일본에서 뛰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 이승엽의 대포가 큰 무대에서도 힘을 발휘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롯데 마린스는 오는 11월 10일부터 도쿄돔에서 시작되는 아시아 시리즈에 한국, 대만, 중국과 아시아 최고 자리를 놓고 다시 한번 결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승엽은 자신의 친정팀인 삼성과 일전을 펼치게 돼 더욱 큰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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