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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색깔론 그정도 하라"…안택수 "총리 오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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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색깔론 그정도 하라"…안택수 "총리 오만하다"

이해찬-한나라 대정부질문 1라운드 '살얼음'

24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은 예상대로 강정구 교수 사태로 빚어진 국가 정체성 문제를 집중 추궁하며 이슈화를 시도했다. 이해찬 국무총리 등은 이에 대한 맞대응은 대체로 삼가면서도 한나라당의 색깔 공세에는 적극적으로 반박해 이따금씩 긴장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이해찬 "정체성 질문에 답하는 게 창피스러워"**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은 질문 초반부터 "노무현 정부의 정체성은 자유민주주의인지, 중도파 정권인지, 사회주의 친북 좌파인지 답변하라"고 이 총리를 몰아쳤다.

이에 이 총리가 "지금 이 자리에는 연초에 우리가 쓰나미 피해 지원을 했던 다른나라 국회의원들이 와서 보고 계신데 안 의원 질문에 답변드리는 게 창피스럽다"고 냉소적인 반박을 하자 좌중에선 웃음(열린우리당)과 항의(한나라당)가 터져나왔다. 그는 "정체성에 관한 문제는 97년 선거로 끝났다고 보는데 8년이 지난 21세기에도 계속되는 게 별로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안 의원은 "오만한 총리의 답변을 계속 듣는 국민들은 답답할 것"이라며 즉답을 지속적으로 촉구했고, 이 총리는 "진지하게 답변하면 정체성 논란으로 국민들을 이간시키고 분열시키는 전술에 말려들어가는 것이다. 그럴 정도로 경험 없고 미숙한 총리가 아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안 의원은 이어 "강정구 교수 사건이 남북 정상회담 추진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라고 하는 말이 있다"고 추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도 이 총리는 "정부는 강 교수 구하기를 하고 있는 바가 없다.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이런 낮은 정도의 수를 가지고 하지는 않는다"고 일축했다.

안 의원이 그럼에도 "박근혜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요구한 정체성 관련 질문에 답하라"고 요구하자 이 총리는 "잘못된 전제를 가지고 대꾸하라고 하면 누가 대꾸하겠나. 색깔론은 (그동안) 많이 이용하지 않았나. 이제는 그정도 하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총리의 대부도 땅 투기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안 의원은 "대부도 토지를 매입해 땅 투기 의혹이 일고 있어 총리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때가 됐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이 총리는 "나는 투기를 한 적도 없고, 2003년과 2004년에 농사를 부분적으로 지었는데 왜곡보도됐다"고 반박했다.

이런 논쟁이 오가던 중 안 의원은 뜬금없이 "한나라당은 아직도 나쁜 당이냐"고 지난해 대정부질문에서 나온 이 총리의 '차떼기 당' 발언을 상기시켰지만 이 총리가 "안 의원이 알아서 판단하라"고 비껴가 양측의 감정 충돌은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열린우리당도 '티코 차떼기당'"이라며 "아직도 (한나라당에게) 차떼기당이라고 하는 웃기는 얘기는 그만하라"고 공격했다.

***천정배 "나는 물러날 이유가 없다"**

안 의원은 천정배 법무부장관, 정동영 통일부장관에게도 현안과 관련한 공격적 질문을 퍼부었다.

그는 천 장관을 상대로 "수사권 지휘 후 분열에 대한 판단이 무엇이냐", "불구속 판단은 개인 판단이냐 노 대통령과 여당의 일치된 판단이냐"는 등 강정구 사태 불씨 살리기에 진력했다.

이에 대해 천 장관도 "이 문제를 국가정체성 문제로 본질을 호도하고 확대한 데에는 일부 정치권과 언론이 있다"며 "이런 정략적 문제로 갈등이 불거졌는지는 몰라도 나의 정당한 지휘권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공세적으로 맞섰다.

안 의원은 다시 "장관은 참 뻔뻔스럽다. 용퇴할 의향이 없느냐"고 몰아붙였으나 천 장관은 "장관의 지휘권 행사를 국가정체성이니, 구국이니 하는 따위로 정략적으로 접근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내가 책임질 일은 없다"며 "만일 내가 물러나면 불구속 수사라는 본질이 훼손되고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불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에 물러날 이유가 없다"고 맞섰다.

안 의원은 한편 정동영 장관에게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장관의 모습을 보면 마음씨 좋은 산타클로스 같다"며 "북한 앞에만 서면 왜그리 작아지냐"고 '퍼주기'라는 용어를 다시 꺼내들었다.

이에 정 장관은 "산타클로스가 아니라 냉전의 장막을 걷어내고 미래로 가기 위한 미래전략"이라며 "퍼주기 공세는 이제 한나라당 내에서도 펴는 의원들은 별로 못본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해찬 "개헌론 2007년에 논의하는 게 바람직"**

한편 이날부터 시작된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은 국가정체성 논쟁을 적극 제기해 이틀 앞으로 다가온 재선거 전략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어서 국무위원들과의 마찰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는 별개로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개헌 조기 공론화 문제도 집중 제기될 예정이다.

일단 이해찬 총리는 이에 대해 "개헌에 대한 논의 시기는 정부보다는 국회가 판단해서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2007년에 가서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여야 일각의 '조기개헌론'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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