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들어서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 중 하나로 '국토의 균형적 발전'이 있다. 이 기조 하에 행정중심 복합도시, '혁신도시'라 불리는 기업도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등 각종 개발정책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이러한 균형발전 정책은 지방 거점도시를 설정해 기업의 자본을 집중 투여하는 방식으로, 실제 개발이익이 지역민에게 골고루 돌아갈 지는 의문이다. 우리는 이미 부동산 투기의 광풍을 겪고 있다.
그렇다면 진정한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관심과 정책은 무엇일까? 일부에서는 '균형발전=농촌 살리기'라는 관점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시대를 맞이해 농업개방으로 인한 농촌경제의 급격한 붕괴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농촌 자체를 식량 생산기지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생활.문화 공간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시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경남 남해 가천마을은 마을 고유의 자연환경과 농업을 이용해 상당한 부수익을 올리고 있는 마을이다.
남해안 절벽지대에 위치한 가천마을은 비탈지고 척박한 절벽의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절벽을 따라 계단식으로 층층이 논(다랭이 논)을 만들어 힘겹게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곳이다. 배를 댈 수 없어 어업도 하지 못 한다. 가난할 수밖에 없었던 동네다.
하지만 절벽에 주름처럼 골 지어 늘어서 있는 논이 도시인들에게는 환상적인 자연경관으로 비춰졌다. 사진작가들을 통해 마을의 모습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인터넷을 통해 소문이 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았으며, 마을에서는 이를 이용해 본격적인 체험관광 사업을 시작했다.
수백 억원을 들여 스키장, 골프장, 카지노를 짓지 않아도 마을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를 활용해 고수익을 올리게 된 것이다. 사업의 주체도 마을 사람들이다.
***2005 농촌어메니티 환경설계공모전 25~2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려**
이러한 자연적, 문화적, 전통적 가치를 이용해 농어촌을 개발하는 것을 '어메니티 사업'이라고 한다. '어메니티(Amenity)'는 '쾌적함', '기분 좋음'을 뜻하는 단어로 영국의 농촌 개발에 도입된 개념이며, 현대 도시계획의 주요 개념이기도 하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어메니티' 개념에 주목해 2003년부터 '농촌어메니티 환경설계 공모전'을 주최하고, 선정된 작품을 토대로 농촌 환경개선 사업에 주력해왔다.
이 사업은 올해 3회째로 '사계절 빛깔로 그리는 도정마을 이야기', '반딧불이와 함께하는 개똥벌레마을', '황토마을', '전통한방마을' 등 160여 점의 작품이 선정돼 25일부터 이틀간 서울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장에서 전시된다.
이번 공모전에는 상지대학교 김성훈 총장의 '농업 희망찾기 특별강연과 농촌계획학회 학술논문 발표회도 함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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