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빈 검찰총장이 14일 전격 사표를 제출해 '수사지휘' 파문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김 총장은 이날 오후 5시 '수사지휘' 수용 여부에 대한 입장 발표 직후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하고 법무부에 사표를 공식 제출했다.
***김종빈 총장 오후 5시 입장 발표 후 사의 표명하고 사직서 제출**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저녁 무렵 김종빈 총장의 사표가 도착했다"며 "천 장관이 오늘 밤 김 총장의 사표를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5시 김 총장의 입장 발표 때 강찬우 대검 공보관은 김 총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고만 언급했고, '이번 파문에 대해 청와대와 의견 교환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말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김 총장은 당초 검찰 내부 의견을 모아 천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김 총장은 그러나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이는 검찰청법에 명시된 장관의 수사지휘권에 대해서는 법 집행기관으로서 수용할 수밖에 없지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명분으로 삼아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특히 소장 검사들을 중심으로 법무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당 "사표낼 이유 없다" vs 한나라당 "자기 버려 검찰 위신 세워"**
김 총장의 사표 제출로 인한 파문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열린우리당은 유감의 뜻을, 한나라당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김 총장이 사직서를 낼 만한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사표를 수리할 지 여부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김 총장은 자기 자신을 버림으로써 최소한의 검찰 위신과 독립성을 살렸다"며 "부당한 수사 압력을 행사한 천정배 장관은 이에 대해 법무부 최고 책임자로서 응분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대검찰청 '긴급대책회의' 정국 파장 상당할 듯**
청와대에서는 14일 밤 김 총장에 대한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현재 노무현 대통령은 APEC 준비 관련 부산을 방문 중이며, 이날 밤 늦게 천 장관 등과 사표 수리 여부와 이 사건의 파장 등을 논의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법무부로부터 김 총장의 사표가 제출되면 천 장관과 노무현 대통령이 사표 수리 여부를 두고 논의할 것이며 현재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김 총장이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하기 전에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느냐는 질문에는 "사표 제출 전 공식적으로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총장의 임면권(任免權)자가 대통령임을 감안할 때 어떤 식으로든 사의 표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고, 실제 법무부는 이날 저녁 김 총장의 사직서가 도착하기에 앞서 청와대를 통해 김 총장의 사의 표명 사실을 최초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현재 퇴근 후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있으며, 김 총장의 사퇴를 만류했던 대검찰청 간부들은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 속에 정상명 대검 차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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