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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경제가 아니라 지도력의 위기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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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경제가 아니라 지도력의 위기가 문제"

"언론-지식사회-정부 사이 조정·통합력 자꾸 떨어져"

노무현 대통령이 또 '한국사회의 위기'에 대해 강조하기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7월초 연정의 필요성을 처음 제기하면서 한국사회에 대해 '위기'라고 진단했었다.

노 대통령은 27일 중앙언론사 경제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소위 지도력의 위기, 즉 권력을 분점하고 있는 각 사회주체들 사이에 공감대가 존재하지 않고 인식의 접근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문제"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이달 초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의 단독회동에서 박 대표로부터 '대연정' 제안에 대한 분명한 거부의사를 전달받은 뒤 "정기국회 기간 동안 정치적 논란이 될 만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대연정' 포기의사를 밝혔지만, 이 문제에 대한 노 대통령의 정치적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다.

노 대통령은 이날 30분 가까이 인사말을 하면서 "내 스스로 문제의식이 충분히 다듬어지지 않아 설명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깊은 고민의 일단을 드러냈다.

***"여의도 증시 가면 체감경기 좋지 않냐…우리 경제 위기 아니다"**

노 대통령은 간담회를 시작하면서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여느 간담회와는 그 성격을 달리할 것임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질문에 대해 알고 있는 것 답하고 준비한 것을 답하는 게 오늘 이 자리의 의미로서 적절하겠냐. 그 정도 토론회 하려고 경제부장들까지 모셔야 하느냐"며 "꼭 그렇진 않다는 생각도 일면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시기에 언론, 정부, 또 국회에서 논의돼야 하는 의제에 대해 어느 정도 사회적 공감대는 갖고 있어야 정부, 국회, 당,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언론이 논평을 하는 게 의미가 있지 않겠냐"며 "그런 방향에서 제 고민을 좀 터놓고 논의를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경제에 대해 "2004년 6월 국회에서 연설하면서 경제위기가 아니라고 말했다가 공격 많이 받았다"며 "농업, 중소기업, 재래시장,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한 부분이 위기인 것은 인정하지만 총체적 위기, 경제 자체의 위기라고 하는 것은 좀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런 관점에서라면 작년 6월이든 지금이든 우리 경제를 위기로 생각해선 안된다"며 "통계는 통계이고 체감경기는 가는 데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여의도 증시에 가면 체감경기가 참 좋지만 재래시장에 가서 물으면 나쁜 것으로 말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시점에서 생각해야 하는 건 오히려 진정한 의미에서 위기가 무엇인가, 무엇이 위기인가, 이 점에 대해서 좀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화두를 던졌다.

***"우리 사회가 변화에 대응할 지도체제를 갖추고 있나"**

노 대통령은 "경제가 아주 잘 가던 몇 개 국가가 장기정체 속에 빠져서 소위 위기에 봉착했다"며 "이런 위기감이 심각해지고 거기에 대한 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온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는 사례들이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우리 한국도 지금 성장속도가 조금씩 줄어가고 있는 현실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결국 세계화, 정보화 현상으로 대표되는 오늘날의 변화 속도라는 것은 끊임없이 현실에 대한 부적응 사태를 만들어내게 돼 있다"며 "미래에 대해 끊임없는 불확실성이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냐, 한쪽에선 심리적 불안감과 다른 한쪽에선 발생하는 변화를 어떻게 수용해 갈거냐 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한 사회가 여기에 적합한 구조와 문화를 갖고 작동하고 있는가가 가장 핵심적 문제"라며 "언제든 새로운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 사회와 그것이 떨어진 사회가 장기적으로 위기를 맞이할 거냐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이 그럴만한 사회적 논의와 지도체제를 갖추고 있는 것인가, 이것이 주목해 봐야 할 큰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치인 몇 사람이 문제제기 한다고 따라오지 않아"**

노 대통령은 "총체적으로 (경제적) 세계화가 빨리 전개되는 데 비해 정치적 세계화는 훨씬 더디기 때문에 이 사이에 부조화가 있다"며 "그 위에 냉전구조가 해체되면서 적이 사라진 환경, 그러면서 권력이 빠른 속도로 분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권력이 정권으로부터 빠르게 분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결정들을 내릴 수 있는 도덕적 신뢰는 어떻게 구축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모두 부딪혀 있는 문제"라며 "소위 지도력의 위기, 권력을 분점하고 있는 각 사회주체들 사이에 있어서 공감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인식의 접근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의 역할은 조정과 통합, 위기관리"라면서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언론, 지식사회, 정부 사이에서 조정과 통합력이 자꾸 떨어지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어떻게 토론과 대화, 타협의 수준이 보다 높은 사회가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정치인 몇 사람이 문제를 제기하고 따라오라 한다고 따라올 것이 아니다. 제2 건국운동도 하나의 사례이지만 국민들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며 "결국 언론이 갖고 있는 일정한 역할이 있다"고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시대에 언론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공감대 형성하고 싶다"**

노 대통령은 "경제에 있어 50%는 심리"라면서 "그래서 여러분 하고 이런 문제로 대화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게 저의 소망"이라며 이번 간담회의 취지를 거듭 밝혔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혼자 책임지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시대에 있어 언론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높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마치면서 "이렇게 멋쩍게 웃는 이유가 말을 최대한 줄여보려고 했는데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해 나도 다듬어지지 않아 설명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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