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표심은 아직 시계 제로다.
민주당은 6일 서울시장 후보 후원회에서 '노풍'을 김(민석)풍, 진(념)풍, 박(상은)풍으로 이어가자'고 결의했다. '노풍'으로 시작된 수도권의 당 지지율 상승 여세를 몰아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고, 대선 승리로 연결시키자는 결의다. 내주 초 한화갑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지방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당을 선거체제로 운영할 방침이다.
한나라당도 이명박(서울), 손학규(경기), 안상수(인천) 후보를 중심으로 본격 선거전에 돌입한 지 오래다. 당 차원에서도 10일 최고위원 경선 등 당내 조직이 정비되는 대로 곧 선거체제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여론조사나 민심 흐름을 종합해 볼 때 인천만 예외일 뿐, 서울ㆍ경기 지역은 섣부른 승패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글자 그대로 '박빙의 혼전' 그 자체다.
***서울은 두 후보가 여론조사 때마다 순위가 뒤바뀌는 혼전양상**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민주당 김민석 후보가 민주당의 '경선프리미엄', 이른바 '노풍'을 받아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다, 4월 하순 이후 오차범위 이내에서 여론조사 때마다 순위가 뒤바뀌는 혼전양상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선일보의 5월 6일자 조사에서는 김후보 35.3%, 이후보 34%로 김 후보가 1.3% 포인트앞섰다. 반면 이보다 조금 앞선 1일자 동아일보 조사에서는 이 후보 35.4%, 김 후보 35.1%로 이 후보가 0.3% 포인트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이명박 후보의 '청계천 복원' 등 굵직한 정책공약이 주효했고, DJ 아들 비리의혹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이명박 후보측 최인식 특보는 "처음부터 서울시장직이라는 자리에 두 후보를 대입했을 때 중량감에 차이가 있었고 점차 부동표층도 이 후보측으로 움직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수도권에서는 청와대와 관련된 각종 비리문제의 영향으로 민주당이 줄줄이 고전중인 것으로 안다"며 DJ 아들문제가 호재가 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민주노동당 이문옥 전감사관의 출마에 대해 이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의 문제점들은 그의 지지기반인 386세대에서도 이미 알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이중 그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이 전 감사관을 지지할 것으로 본다"고 밝혀 이 전 감사관의 출마가 이 후보에게 더 유리 한 상황을 만들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석 후보측 고현주 특보는 "자체적인 조사로는 상대 후보에 계속 10% 정도 우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고 주장하고, "특히 모 방송국의 시장후보 토론이 방영된 후 40대 이상의 지지가 오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고 특보는 이문옥 전 감사관의 출마에 대해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결국 양강 구도로 갈 것이고 민노당이나 사회당의 후보는 큰 영향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김 후보 측은 이 후보의 '토론 거부'를 쟁점화할 태세다. "이 후보가 최근 19차례나 언론사나 시민단체의 토론을 거부하거나 지연시키고 있다"며 "유권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조직ㆍ금권선거로 끌고 가려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은 "공정한 진행과 정책대결 중심의 토론이 보장될 때 토론에 임하겠다"며 쟁점화 자체를 회피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도 팽팽한 승부를 보일 것으로 분석 돼**
경기지사 선거도 서울과 똑같은 혼전양상이다. 그간 일찍부터 후보로 내정된 한나라당 손학규 후보의 압승이 예상되어 왔으나 민주당이 진통 끝에 당내경선을 거쳐 진념 전 경제부총리를 후보로 내세운 후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팽팽한 승부를 보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내일신문의 6일자 여론조사에서는 진념 후보가 34.9%의 지지로 손학규 후보의 34.1%를 0.8% 포인트 가량 앞섰으나 오차범위 이내였고, 6일 조선일보 조사에서는 손 후보가 진 후보를 29.5% 대 28.4%, 1.1%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으나 역시 오차범위 이내였다.
손 후보 측의 한 핵심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 대해 "연초 여론조사에서 배 이상의 차이로 앞서다가 '노풍'으로 인해 한때 오차범위 이내에서 역전을 당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안정적으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민생투어를 통해 도내 현안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가지고 경기도를 이끌 인물이라는 신뢰감을 꾸준히 준 것이 그 원인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손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망과 믿음이 대선과 당에 좋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며 손 후보 승리가 대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진 후보 측 강신욱 부대변인은 "연초 민주당에 마땅한 후보가 없이 손 후보만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되어 있을 때는 경쟁력이 없어서 다소 뒤진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는 0.5% 이내의 혼전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노풍 때문에 이익을 본 것은 크지 않고, 최근 민주당의 여러 악재 때문에 오히려 이길 상황이 박빙이 됐다"며 DJ 아들문제가 최대 걸림돌임을 숨기지 않았다.
강 부대변인은 또 현재 손 후보의 우위에 대해 "손 후보는 '재수'하며 민생투어를 하는 등 준비를 많이 하고 다녔지만 그것은 주로 (한나라당) 지구당 등을 다진 전형적인 정치행보지, 실질적인 도행정과 생활의 바닥을 돌아본 건 아니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인천은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 10% 포인트 이상 앞서**
한나라당의 안상수 후보와 민주당 박상은 후보가 경쟁하고 있는 인천시장 자리는 한나라당의 안 후보가 박 후보를 조사기관에 따라 20~10% 포인트 가까이 앞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지역여론과 언론도 박 후보가 이 격차를 뒤집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일자 조선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후보가 33.8%의 지지를 받아 19.4%의 지지를 받은 박후보를 14% 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후보의 우위 비결에 대해 안 후보 캠프의 송기영 공보팀장은 "안 후보가 2대 인천시장, 15ㆍ16대 국회의원선거 등으로 인해 인지도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고, 지역을 바닥부터 다져나간 점, 그리고 정부여당의 실정과 부패가 전해지면서 확실하게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승리를 예상하는 낙관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안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선거열기가 가열되고 당 차원의 조직과 선거 전략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결국 수도권은 모두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하고 있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 박 후보 측은 안 후보가 지역 텔레비젼의 후보 토론회 참가에 소극적인 점을 들어 뚜렸한 이유 없이 토론에 응하지 않는 이유를 밝히라며 안 후보에게 공격을 가하고 있다.
***최규선 게이트 선거 최대 쟁점으로**
이처럼 수도권 지방선거 판세는 인천을 제외하고 서울ㆍ경기지역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대체로 한나라당 후보 진영은 민주당의 잇따른 악재가 가져온 반사이익 덕에 여유를 가지고 대응하는 분위기다. 반면 민주당은 대선후보 경선과 '노풍'으로 올라갔던 당의 이미지가 최근 최규선게이트 등 비리사건의 영향으로 떨어지자 선거운동 방향을 후보 개인의 자질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치쟁점에 가장 민감한 수도권의 특성대로 최규선게이트와 DJ 아들문제가 선거 최대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민주당에게는 더욱 불리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대선에 미칠 영향력이 가장 큰 수도권이라는 점에서 여권 전체가 어떤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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