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에 의해 '삼성 떡값'을 수수한 의혹이 있는 전.현직 검찰 간부 중 한 명으로 실명이 거론된 안강민 변호사가 노 의원에 대해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안 변호사는 이른바 'X파일'이 녹음된 97년 9월 당시 서울지검장이었다.
***안강민 변호사, 노회찬 의원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
안 변호사는 25일 노 의원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는 한편,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안 변호사는 금품 수수 사실을 부인하며 "녹취록에 내 이름이 등장하지도 않는데, 이름을 인터넷에 공개한 것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고려해도 명백한 월권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지검장은 들어 있을 테니까 연말에 또 하고"라고 '지검장'이라는 직책만 언급돼 있다.
안 변호사는 대검 중수부장을 지내던 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수사하며 노 전 대통령은 물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을 기소해 법정에 세운 바 있다.
한편 안 변호사의 소송 제기로 인해 이른바 '떡값' 수수 의혹 전.현직 검찰 간부에 대한 조사가 본격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 변호사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형사고소를 했기 때문에 일단 고소인과 피고소인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고, 대화 당사자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예상할 수 있다. 게다가 명예훼손 사건의 경우 '진실성'과 '공익성'에 대한 판단이 기소의 관건이기 때문에 노 의원의 주장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도 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대검 감찰부 "'떡값' 의혹 진상조사"**
또한 대검 감찰부도 25일 '떡값'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진상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언론과 국회 등에서 의혹이 제기된 만큼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벌이기로 했다"며 "그러나 본격적인 감찰이나 X파일 내용 수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재 노회찬 의원이 실명으로 공개한 전.현직 검찰 간부 중 사표를 낸 김상희 전 차관을 제외하고 현직에는 홍석조 광주고검장이 유일하기 때문에 검찰의 자체 조사 대상은 홍 고검장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 방법을 말할 수는 없지만, 필요하면 당사자의 얘기를 직접 들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떡값' 수사 불발 후 검찰 수사 착수 여부 주목**
이와는 별도로 서울중앙지검 '도청 수사팀'이 '떡값' 수수의혹 전.현직 검찰 간부에 대한 수사에 나설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경찰은 자체 접수한 고발장을 근거로 '떡값' 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 계획을 세우던 중, 노 의원이 실명을 공개하자 수사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지난 23일 검찰에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의견서를 보냈다.
검찰은 그러나 "이미 참여연대에서 검찰에 고발한 내용과 중복되므로 검찰이 수사를 맡겠다"는 입장을 밝혀 경찰의 수사가 불발로 그치고 말았다. 따라서 검찰이 '떡값'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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