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떡값'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현직 검찰 간부들의 실명이 공개된 가운데 천정배 법무부 장관과 김종빈 검찰총장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천정배 법무 "필요하면 검찰 직접 지휘"**
천 장관은 18일 소집한 긴급 간부회의에서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을 불기소한 데에 따른 '봐주기 수사' 논란과 관련해 "1차 수사팀이 임 회장을 기소하지 않고 '참고인중지' 조치한 것은 검찰 고유의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며 "향후 인사에서 관련 수사라인에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강도 높은 발언을 했다.
천 장관은 특히 "적정하고 단호한 검찰권 행사를 위한 지휘.감독 차원에서 필요하다면 구체적인 사건에도 지휘권을 행사해 나가겠다"고 말해 검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종빈 총장 "비합리적 지휘 승복할 이유 없다"**
천 장관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김종빈 검찰총장은 말을 아끼면서도 19일 "비합리적인 지휘에 대해 승복할 이유는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김 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천 장관의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청법상 장관은 검찰총장을 통해서만 구체적인 지휘를 하도록 돼 있다"며 "장관도 검찰을 지키는 것이 임무이고, 총장도 외부압력으로부터 검찰을 지키는 것이 임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특히 "법무장관이 지휘한다고 해서 비합리적인 지휘에 대해 승복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 '검찰 조직 보호' 차원에서 천 장관의 조치에 대응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최근 '안기부 X파일'에 등장하는 '삼성 떡값' 수수 의혹 전.현직 검찰 간부들의 실명이 공개되면서 이들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 천 장관이 과연 의혹 대상자들에 대해 직접 감찰 지휘를 할 것인지, 그리고 이에 대해 검찰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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