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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한나라, 정권 맡아 한번 딱 성공 시켜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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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한나라, 정권 맡아 한번 딱 성공 시켜봐라"

"연정, 정치협상 제안할 것. 필생의 정치 소망 포기할 수 없어"

"1990년 김영삼 총재가 3당 합당할 때는 공개해 놓고 얘기하면 하루아침에 깨져버린다. 그래서 비공개로 할 수 밖에 없었고, (노태우 대통령이 김영삼 총재에게 전달했다는) 40억 얘기가 나오는 것 아닌가. 나는 돈 40억은 생각도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18일 한나라당에 '공개적'으로 대연정을 제안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제안의 성격상 사전에 비공개 물밑 접촉을 하는 게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또 "이 문제를 제기 안 한다는 것은 제가 (임기) 후반기 한국 정치의 근본적인 틀을 한번 바로 잡아보겠다는 필생의 정치적 소망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연정 문제를 포기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설사 성공하지 못해서 대통령 체면이 깎이는 한이 있더라도 이것은 제기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제기했다"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연정, 갑자기 자다가 홍두깨처럼 내놓은 제안 아니다"**

노 대통령은 이날 27개 중앙 언론사 정치부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연정을 제기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우리 사회 지도력의 위기', 더 나아가 '독일의 슈뢰더 총리와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의 경우 정책 하나에 정권의 운명을 걸고 승부해야 하는 상황에 온 전 세계적인 정치 지도력의 위기'를 거론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덧붙여 "우리는 정상적인 민주주의 운영 자체가 잘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현 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현재 선거제도로 계속 선거를 했을 때 항상 여소야대가 나올 것 아니냐"면서 "이 문제 의식은 4월30일에 나온 것"이라며 여당의 참패로 여대야소가 무너진 4.30 재보선 이후 연정을 계속 고민해 왔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 문제를 어제 오늘 갑자기 자다가 아닌 밤에 홍두깨처럼 내놓은 게 아니라 여러해 동안 반복해서 얘기해 오던 하나의 주제에 연결돼 있고 4월30일부터 여러 달 동안 고심해 내놓은 제안"이라며 연정 제안의 '진정성'을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제가 지금까지 말실수를 많이 한다는 말은 듣지만 제가 인생과 정치생활을 그렇게 대충대충하지 않았다"면서 "이 제안은 좀 귀담아 한번 들어봐 줘야 될 것 아니냐"며 연정 제안에 대한 '냉담한 반응'에 서운함을 털어 놓았다.

***"한나라당에 정치협상 제안할 것"**

노 대통령은 대연정의 잠재적 파트너인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별로 득 볼 것이 없다고 해서 거부한 것 아니겠냐"며 "그러나 그 안에 담겨 있는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득 볼 것 없다는 차원이 아니라 연구해서 옳지 않으면 당당한 논리를 가지고 거부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제가 정치협상을 제안할 것"이라며 "우리 한국이 이대로 가면 국회가 여소야대가 상시적으로 진행되고 지역구도가 해소되지 않고 지금보다 더 좋아질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정치협상의 방식에 대해 노 대통령은 "방식이 그렇게 중요한 문제도 아니고 지금 특정해서 얘기하기 좀 그렇다"며 "제가 큰 원칙과 방향을 말하면 그 선에서 다시 실무적인 작업들을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들, 정치권 무시해 연정 반대"**

노 대통령은 "여야가 갈라져 있으니까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어디를 잡아칠까, 어디를 한방 먹일까 습관적으로 궁리하게 돼 있다"며 "대연정이 되고 나면 습관적으로 부닥치는 문제는 많이 줄어들고 정책과 내용과 논리를 가지고 서로 토론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들이 여기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 정치권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지금 우리 국민들이 관심을 안 갖는 것은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야유를 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불신을 극복해야 한다"며 "크게 멀리 내다보고 한나라당이 정권의 책임을 맡아서 한번 딱 성공을 시켜보라는 말이다"며 한나라당에 거듭 대연정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은 연정의 동반자로 주도권은 한나라당에 주더라도 함께 참여해서 열심히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자꾸 노림수라고만 생각지 마시고 한나라당이 저보다 한 수 위에서 마음 딱 비우고 큰 선택을 하면 대통령의 노림수가 무슨 소용이 있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나를 대통령으로 인정 안 했다"**

노 대통령은 또 한나라당과 관계에 대해 "제가 처음에 한나라당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 아무 노력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 않나"며 "공개적으로 야당을 존중하는 행보를 했는데 한나라당 내부의 자기들의 당권경쟁이 생기면서 그때부터 저를 대통령으로 인정 안 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노 대통령은 또 "거국내각이나 대연정이나 똑같은 것"이라며 "야당이 걸핏하면 거국내각 들고 나오면서 대연정 말하니까 '앗 뜨거'라고 안 한다고 하고, 이렇게 되니까 대화를 할 기회를 제가 얻지 못했다고 이해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야당과의 관계에 대해 "물밑대화 말 한마디 하다 그날로 대변인이 비난성명 해 버리면 저만 도둑질하다 들킨 사람처럼 이상하게 돼 버린다"며 "이 모든 것을 대통령 탓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조금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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