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담도 의혹' 문정인-정태인씨 불구속 기소

검찰, '청와대 3인방' 중 정찬용 전 수석은 무혐의

'행담도 개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른바 '청와대 3인방' 중 문정인 전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 및 정태인 전 동북아시대위원회 기조실장을 허위 공문서 발행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키로 했다. 검찰은 그러나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리했다.

***검찰 "문정인-정태인, 사기업 활동에 공직 영향력 행사"**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11일 오전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오점록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김재복 행담도개발(주) 사장을 구속기소하고 문정인 전 위원장과 정태인 전 기조실장 등을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행담도개발 사업을 인수한 김재복 사장은 신용 부족 등의 이유로 사업자금 조달에 실패하자 친분이 있던 문정인 전 위원장 등에게 신용을 얻을 수 있도록 부탁했다.

이에 지난해 9월 문 전 위원장 등은 행담도 사업이 사기업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처럼 허위 내용의 정부지원의향서(LOS)를 발급해 허위공문서 작성 행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

검찰에 따르면 또한 김재복 사장은 행담도개발(주)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도로공사의 동의가 필요했지만 동의해 주지 않자 정태인 전 기조실장에게 도로공사가 동의해 주도록 압력을 행사할 것을 부탁했다.

이에 정 전 기조실장은 지난 2월 정당한 집무집행을 가장해 도로공사 직원들로부터 행담도 사업에 대해 보고토록 하고 동의를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전 기조실장에게 직무직권 남용 혐의를 추가했다.

***"정찬용 전 수석 김재복 만난 건 자본투자협약 후"…무혐의**

검찰은 그러나 정찬용 전 수석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다. 정 전 수석이 행담도 사업과 관련해 서울대 문모 교수의 소개로 김재복 사장을 10회 가량 만난 것은 사실이나, 김 사장을 만난 것은 행담도개발(주)와 도로공사의 자본투자협약 체결 이후로 정 전 수석이 별도의 외압을 행사한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한 정 전 수석이 나서서 회사채 발행 관련 분쟁을 중재한 행위에 대해서는 "당시 이미 공직에서 퇴임한 사인의 신분이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이밖에 회사채 발행에 개입한 씨티증권 원모 상무를 특경가법상 사기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행담도 개발사업 2단계 공사시공권을 설계가대로 발주 받은 대가로 김재복 사장에게 120억 원을 2년간 무이자로 빌려줘 김 사장이 19억2000만 원의 이익을 챙기도록 한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을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김재복 사장에게서 돈 받은 국정원 직원 비위사실 국정원에 통보**

검찰은 한편 지난 2002년부터 최근까지 김재복 사장으로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5000만원 가량의 돈을 받은 오정소 전 안기부 1차장에 대해서는 금품 수수의 '대가성'이 드러나지 않았고, 돈을 받을 당시 사인이라는 신분을 감안해 형사처벌은 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다만 김재복 사장으로부터 1000만~2000만 원 가량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난 국정원 직원 3명에 대해서는 국정원에 비위 사실을 통보키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추적한 금융계좌의 자금흐름을 집중 검토중이며 향후 장기간이 소요되더라도 이들 계좌에 대한 자금 흐름을 지속적으로 추적해 추가범행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