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때 중국인들의 응원구호는 '짜요(加油)'다. 문자 그대로 하면 '기름을 붓다'라는 뜻이지만 통상적으로 '힘내라'라는 의미다.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젊은 선수들을 내세워 우승한 중국 축구팀은 그들의 응원구호처럼 이 대회를 통해 재도약할 수 있는 힘을 얻었지만 첫 경기부터 숫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비겨 리듬을 잃은 한국은 정반대였다. 들불 같았던 본프레레 감독 교체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대한축구협회는 9일 오는 14일 실시되는 북한과의 통일축구와 17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뛸 25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14일 북한과의 경기는 국내파 20명으로 치를 예정이지만 17일 사우디전에는 유럽파가 등장한다.
벼랑 끝에 몰린 본프레레 감독으로선 이영표, 차두리, 안정환 등 유럽파의 복귀가 어느 때보다 반갑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감독 교체 여론에 몸살을 앓고 있는 본프레레 감독은 17일 사우디전에서 급한 불을 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차두리, 안정환이 가세한 공격라인이 동아시아대회 3경기에서 단 1골을 기록할 정도로 무뎌진 대표팀의 창끝을 어떻게 벼릴 것인가가 사우디전의 관전 포인트다. 일본전에서 사용해 재미를 봤던 3-5-2 시스템을 본프레레 감독이 또 사용할지도 관심거리다.
또 중원의 핵인 박지성과 김남일이 각각 소속팀 경기 출전과 부상으로 빠진 뒤 다채로운 공격을 펼치지 못했던 본프레레호는 김두현, 이영표, 김동진. 백지훈 등 공격적 성향이 강한 미드필더 요원들을 전면에 내세워 명예회복을 해야 할 상황이다.
한편 이번 25명 대표팀 명단에 포함된 수비수 조용형과 미드필더 조원희는 생애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합류하는 기쁨을 맛봤다.
반면 동아시아대회에 참가했던 선수 중 김상식, 홍순학,박규선, 최태욱은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대표팀은 11일 파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소집돼 본격 훈련에 돌입한다.
다음은 10일 발표된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이다.
GK: 이운재(수원), 김용대(부산), 김영광(전남)
DF: 김한윤(부천), 유경렬(울산), 곽희주(수원), 김진규(주빌로), 김영철(성남), 조용형(부천)
MF: 조원희(수원), 이영표(PSV), 김정우(울산), 김두현(성남), 김동진, 백지훈(이하 FC서울)
양상민(전남), 오범석(포항)
FW: 조재진(시미즈), 안정환(FC메스), 김진용(울산), 차두리(프랑크푸르트), 이동국(포항)
이천수(울산), 박주영(FC서울), 정경호(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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